웃돈 '1억' 신길뉴타운…영등포 랜드마크 시동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11.2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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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후']내년 4월 1772가구 입주·분양 잇달아 "배후수요 탄탄, 시장 분위기 관건"

/사진=배규민 /사진=배규민


서울의 날씨가 영하권으로 떨어진 지난 22일 지하철 7호선 신풍역 앞은 아파트 공사로 분주했다. 이곳에는 내년 4월이면 총 1722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선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레미안에스티움의 입주를 시작으로 신길뉴타운의 개발 분위기가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했다. 래미안에스티움은 신풍역 6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하는 초역세권 단지다.



신길뉴타운은 총면적 146만㎡로 총 16개 구역으로 나뉘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업체는 삼성물산이다. 가정 먼저 11구역인 '래미안 프레비뉴'가지난해 12월 입주했다. 뒤를 이어 내년 4월 7구역인 '래미안 에스티움'이 입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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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구역인 '신길뉴타운 아이파크'는 지난달 평균 52.4대 1의 경쟁률 기록하면서 전 주택형에서 마감,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다. 11.3 부동산 대책 규제를 받지 않는 단지로 투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내년 5월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내년에도 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달 분양 예정이었던 5구역 '보라매SK뷰'(1546가구)는 11.3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SK건설 관계자는 "철거가 완료된 이후에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일반 분양 보증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변경됐다"며 "완전히 철거 작업을 하려면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주를 진행 중인 8구역(GS건설, 641가구)과 9구역(현대건설, 1120가구)도 내년에 분양할 전망이다. 3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로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돼 있다.

반면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한 구역들도 적지 않다. 16곳 중 2·4·15·16구역은 지난해 직권해제됐다. 지난 7월 뉴타운 직권해제 대상구역으로 선정된 1·6구역마저 해제되면 약 40%가 해제되는 셈이다.


신길동의 아파트 가격은 영등포구 내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다. 올 11월 1㎡당 가격은 448만원으로 영등포구(515만원)와 서울(571만원) 평균과는 차이가 있다. 올해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크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과 영등포가 각각 16.8% 올랐는데 반해 신길동은 같은 기간 18.5%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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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뉴타운의 입주 아파트는 분양 시점에 비해 1억원 안팎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입주한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는 올 4월 59.99㎡(14층)가 5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약 4억3000만원)보다 8500만원 비싼 금액이다. 84.98㎡도 지난 5월 6억2000만원(10층·11층)에 거래돼 분양가(5억3000만원대)보다 약 9000만원이 뛰었다.



입주 전인 래미안 에스티움도 1억원 안팎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59㎡는 5억1000만원~6억원, 84㎡는 6억원 초반에서 7억원에 분양권이 나와 있다.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1.3 부동산 대책이 시행됐지만 역세권의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라며 "2년 전 분양 당시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주변에 새 아파트가 없어 수요가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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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뉴타운의 장점은 접근성과 배후수요로 꼽힌다. 주요 업무지구인 여의도와 가깝고 지하철 신풍역을 이용하면 강남권인 고속버스터미널역까지도 20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L부동산관계자는 "여의도 뿐 아니라 세 정거장 거리에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역과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직장이 있는 맞벌이의 부부들의 수요가 있다"며 "5억~6억원대에 서울 도심에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라고 설명했다.

2023년 개통 목표인 신안산선 복선전철(경기 안산·시흥~서울 여의도)과 2021년 개통 목표인 신림경전철(서울 여의도동 샛강역~서울대 정문)이 신길뉴타운을 지나 개발 호재로 꼽힌다.



다만 아직은 주변이 낙후돼 있고 개발 효과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높게 솟은 래미안 아파트 공사 현장 뒤로 외벽이 낡은 오래된 주택들이 대비를 이뤘다. 신규 아파트촌과 기존에 오래된 아파트촌, 낡은 주택가들이 상당 기간 혼재 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가 곳곳에는 중국어로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는 등 중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주변에 학교가 많지 않아 일부 학생들이 여의도까지 통학하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래미안 에스티움 인근에 중학교 부지가 있으나 아직 학교 설립 계획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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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동산의 시장 환경도 신길뉴타운 개발 탄력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신길뉴타운은 서울 17개 뉴타운 중 성북구 장위뉴타운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다. 시장이 침체 될 경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11.3 부동산 대책 여파와 금리 인상 부담이 클 경우 수요를 눌러 단기간에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여의도에 새 아파트가 없어 마포나 당산동으로 이사하는 수요층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계속 규제 방침을 고수하고 금리 역시 오름세를 이어간다면 시장 자체가 타격을 받아 단기간에 가격 상승이 힘들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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