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에 위안되길"…남경주-전수경, 뮤지컬 1세대 모인 '오!캐롤'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2016.11.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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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연 '오!캐롤' 개막…한진섭 연출 "담백한 집밥 마련한다는 느낌으로 준비했다"

뮤지컬 '오!캐롤'에서 중년의 사랑을 연기하는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왼쪽)와 전수경.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노래를 바탕으로 하는 '오!캐롤'은 1960년대 의상과 안무 등을 살려 흥겨운 무대를 선사한다. /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뮤지컬 '오!캐롤'에서 중년의 사랑을 연기하는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왼쪽)와 전수경.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노래를 바탕으로 하는 '오!캐롤'은 1960년대 의상과 안무 등을 살려 흥겨운 무대를 선사한다. /사진제공=쇼미디어그룹


"제(허비)가 에스더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심각한 장면인데 오히려 반대로 (가볍게) 표현하기도 하고 (대사를 보면) 본인을 3인칭으로 하는 등 조금 더 연극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있어 젊은 관객들에겐 생소할 수 있어요. 그런데 오히려 '옛날 엄마,아빠들은 편지를 쓰거나 할 때 이런 식으로 썼구나'하는 정서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남경주)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 전수경, 서영주, 서범석, 김선경 등이 총 출동해 관객을 추억으로 이끈다. 1950~1960년대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스튜피드 큐피드'(Stupid cupid),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냈던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노래를 바탕으로 제작된 주크박스 뮤지컬 '오!캐롤'이다. 데뷔 후 20~30년 동안 연기 내공을 쌓아온 배우 남경주, 전수경 등은 '오!캐롤'무대에서 젊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중년의 애틋한 사랑을 그려낸다.



배우 남경주는 22일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콜 행사에서 "나이 많은 중년들이 젊은이들에게 맞춘다기 보단 오히려 옛날에 이런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걸 보여주는게 새로울 것 같다"며 "엄마·아빠 세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싶다"고 전했다.

배우 전수경은 "이제는 185~187cm의 키가 큰 (젊은) 배우들이 많지만 제가 20대 초반 때만 해도 제 키(170cm)와 맞는 남자 배우가 많이 없어 여자깡패 같은 역할을 많이 했다"며 "나이가 들어 (비로소) 로맨스가 있는 역할을 맡게 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대형작품이 아님에도 미국에서 10년 이상 사랑받은 '오!캐롤'은 한국 초연인 만큼 한국 관객에 맞춰 95%이상 이야기를 수정, 보강했다. 원제도 '이별은 너무 힘들어'(Breaking up is hard to do)에서 친숙한 노래제목인 '오!캐롤'로 바꿨다. 1960년대 미국 마이애미의 리조트를 배경으로 화려한 색깔의 의상, 트위스트나 고고춤을 본딴 안무 등 당시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여기에 등장인물 6인의 사랑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교차된다. 닐 세다카의 흥겨운 음악은 마치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디너쇼'와 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한진섭 연출은 "요즘 많은 작품들이 피가 많이 흐르고 서로 죽고 죽이는 갈등구조가 많은 상황에서 저희는 명예, 돈, 사랑 등에 대한 깊숙한 갈등을 갖고 있지 않아 고민이 좀 많이 있었다"면서도 "어린 시절 라디오연속극을 듣던 시간이 떠오르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요즘 더욱 어려워진 시기에 위안이 되지 않나 싶다"며 "추운 겨울 따뜻한 방에서 온 가족이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먹을 수 있는 담백한 집밥을 마련한다는 느낌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오!캐롤'은 내년 2월 5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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