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청구 부담 던 미래에셋대우, 이젠 몸집키우기 고민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송정훈 기자 2016.11.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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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수청구로 통합후 자기자본 6.6조로 감소…자사주매각·후순위채 발행 등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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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접수를 마무리한 미래에셋대우 (8,100원 ▲550 +7.28%)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이 다음달 29일 통합 이후 본격적인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매수청구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적어 합병관련 부담이 해소된 만큼 초대형IB(투자은행)에 적합한 자가자본 규모를 갖추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주식수는 1043만883주로 매수대금 규모는 1154억원 수준이다. 4005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보유했던 국민연금이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아 통합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는 자사주 추가 매입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매수청구 부담 던 미래에셋대우, 이젠 몸집키우기 고민
◇ 금융위 자기자본 인정 범위에 촉각 = 당초 매수청구권 규모가 클 경우 후순위채권이나 영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고려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도 충분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관계자는 "두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단기운영자금으로 주식매수가 청구된 물량을 모두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단기자금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청구가 행사된 주식을 매입하면 회사의 자사주 비율은 기존 21.9%에서 23.0%로 늘어난다. 자사주가 늘어나면서 통합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기존 6조7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 수준으로 소폭 줄어든다. 통합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을 8조원으로 늘려야만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부동산담보신탁 등의 신규업무가 가능해 진다. 통합미래에셋대우는 현재 자사주 매각, 영구채 발행, 후순위채 발행, 이익잉여금 축적,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두고 고민을 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가 초대형 IB의 자기자본 인정 관련 세부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안을 확정하지 않고 있어 여러가지 자본확충 방안은 말 그대로 '검토'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기자본 기준을 확정한 이후에 이에 맞게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라며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단계적으로 자본을 늘려나간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후순위채 발행, 자사주 매각 등 유력 검토=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 후 1~2년 내 자기자본 8조~9조원 규모의 증권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미래에셋대우 자본이 자산 재평가로 당초보다 2000억원 늘었고, 두 합병 증권사의 올해 영업이익 3000억~4000억원 정도가 새로 자본으로 편입돼 그 만큼 합병 법인의 자본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매각과 후순위채 발행이 유력한 자본확충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통합이후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율은 18.5%다. 자사주 중 일부를 매각하더라도 경영권을 지키는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자사주를 10%포인트 매각하면 5000억원 정도의 자본확충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자사주를 매각할 경우 주식유통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오버행(물량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부담이다. 만일 경영권에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된다면 자사주 일부를 미래에셋금융그룹 계열사에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영구채 발행 전액을 자기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후순위채발행도 유력한 자본확충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후순위채의 경우 영구채와 달리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반면 유상증자는 단기적으로는 통합미래에셋대우가 선택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평가다. 증자가 이뤄지게 되면 단기적으로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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