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2% 하락했다. 지난 3일 정부가 전매제한 기간 연장과 청약자격 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을 발표한 이후 3주 연속 내림세다. 가격 하락 폭도 전주의 0.08%에서 2배 이상 확대됐다.
재건축 기대감 속에 연초 이후 가격 급등세를 이어갔던 양천구 목동아파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단지별로 이달 거래량이 1~2건에 그치는 가운데 가격 내림세도 뚜렷하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4단지 전용 48㎡형의 경우, 지난달보다 2000만~3000만원 내린 가격에 거래가 체결됐고 13단지 전용 53㎡ 역시 전달보다 1500만원 하락한 가격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무엇보다 투자 수요와 직결되는 부동산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추가 거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시중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어느새 4% 후반대(이하 5년 고정금리 상품 기준)까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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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월 말 4.17%에서 21일 현재 4.81%로 뛰었고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4.19%에서 4.76%로 올랐다. 이밖에 KB국민은행(4.12→4.69%), 우리은행 (4.21→4.61%)까지 시중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다리는 데다 시기상 겨울철 비수기로 접어드는 만큼 부동산시장이 연말로 갈수록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 호재는 없고 악재투성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1억~2억원씩 빠지는 등 이른바 부동산 시장의 선두주자들이 약세로 접어들었다"며 "한동안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이 동반되는 시장 침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먼저 불확실성이 마무리돼야 시장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트럼플레이션(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 국내 국정혼란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사라진 이후라야 시장에 활기가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 센터장은 "내년 2월까지는 가격 조정, 거래량 둔화 등 관망 분위기가 강할 것"이라며 "신규 분양시장도 금리 상승, 전매제한 강화 등으로 투기 가수요가 빠져나가면서 청약 경쟁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