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직자도 사퇴요구…이정현 지도부 갈수록 고립

머니투데이 고석용, 김태은 기자 2016.11.18 16:25
글자크기

[the300]13년만에 당 사무처 비상총회·친박 일각서도 '질서있는 퇴진'…이정현은 요지부동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사진=뉴스1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사진=뉴스1


새누리당 비박(비 박근혜)계에 이어 당 사무처까지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정현 대표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고집했다. 이처럼 갈수록 고립되는 지도부에 친박(친 박근혜)계 일각에서도 퇴진을 거론되고 있다.

당 사무처는 18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이 대표와 면담하며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공식 요청했다. 사무처는 전날 비상총회를 통해 의견을 지도부 사퇴 촉구 의견을 모았다. 이에 박명재 사무총장은 "사무처 당직자들의 충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사의를 표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미 발표한 내년 1월 전대 로드맵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면담 직후 이 대표는 이장우·최연혜 등 최고위원들을 소집해 긴급 회의를 개최했지만 박명재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와 내년 전대 준비 절차 등에 관해서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시한 로드맵대로 12월 20일까지는 간다. 더이상 내려놓을 것도 없다"는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무처 등 당내 다양한 의견들은 잘 알고 종합해서 판단하겠다"면서 "지금으로선 제가 내놓은 로드맵이 충분한 의견을 들어서 하는 것이니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전국에 너무 많은 당원들, 특히 책임 당원들로부터 '우리가 뽑은 당 대표인데 당신 마음대로 그만둘 수 있냐', '우리를 대신해서 도대체 당 대표를 그만두라고 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냐'는 등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박명재 사무총장과 관련해서는 "토·일요일에 다시 설득해 번복하도록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처 당직자들이 비상총회까지 개최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간 것은 2003년 '차떼기'사건 이후 13년만이다. 이 자리에서 당직자들은 파업을 통한 당무 거부까지도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무처의 반발에는 갈수록 추락하는 새누리당 지지도에 대한 위기의식이 한몫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15%를 기록했다. 1998년 3월 외환위기 직후 한나라당 지지도 15%와 동일한 수준이다. 제3당인 국민의당 지지율 14%와도 1%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3위로 내려앉을 위기에 놓여있다.

거듭되는 내홍에 친박계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질서있는 퇴진'도 거론하고 나섰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전날(17일) 기자들과 만나 △친박(친 박근혜)계 지도부는 당직에서 물러난다 △전당대회에 후보도 내지 않는다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않는다 △새 대표가 선출되면 적극 지지한다 등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