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피해지원 기금은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가 100억원 출연을 약속한 가운데 SK케미칼·애경·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헨켈코리아 등도 최대한 협조하기로 한 상태다. 전체적인 기금 규모나 구체적인 배분 방안은 협의 중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정부의 피해접수 공식창구인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누적 기준 5060명으로 원진레이온 사건의 5배가 넘는다. 서울시가 지난 9월 가습기살균제 피해현황 파악 용역에 착수하면서 추가 피해자가 드러날 가능성도 높다. 1000억원대 기금이 조성될 가능성이 적잖은 셈이다.
특위는 지난 9월말 기금조성 간담회에서 △장기적인 영향 모니터 △피해자 확인 등 조사작업 △판정기준 등 관련 연구 △국정조사 이후 추가 재발방지 대책마련 △피해자 지원 등으로 대략적인 기금 활용 방향을 잡았다. 당시 간담회에서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법적 손해배상으로 해결이 안 되는 소비자들에 대해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는 게 유효한 조치"라며 "국회와 정부가 틀을 마련해주면 검토해 피해자의 고통을 하루빨리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각론이다. 여론조사 등에서 국민의 20%가 '문제 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최종 피해자 규모가 유동적이다 보니 기금 사용을 두고 이견이 불거질 우려가 적잖다.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모인 국민성금 일부가 10년 동안 사용되지 못한 채 은행에 묶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전체 성금 670억원 가운데 공익재단 설립을 위해 100억여원을 남겨뒀지만 피해자단체간 합의 불발로 참사 12년만인 지난해에야 재단 설립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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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 위원장이었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금 조성과 배분 문제를 추가 논의하기 위해 오는 29일쯤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