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과 조합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 권역 재건축 단지의 도급단가는 은평구 역촌1구역 386만원(이하 3.3㎡당 기준), 서초구 방배3구역 510만원 등 최대 124만원 차이가 났다.
강남구 대청아파트의 경우 3.3㎡당 공사비가 429만원으로 비교적 낮았지만 전면 철거 후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택한 예외적인 사례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3.3㎡당 아파트 공사비는 350만원 안팎이다. 입지나 지형, 자재수급 여건 등에 따라 공사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서울 시내에선 큰 차이가 없다.
분양시장이 어려울 때는 미분양 위험도 공사비에 일부 반영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최근 서울 시장 여건을 볼 때 미분양 부담은 제한적이다. 건설업계는 지역별로 요구하는 마감재의 차이가 공사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강남 재건축 시장에 거셌던 '고급화' 바람이 강남·북간의 공사비 격차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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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도급계약을 맺을 때 ㎡당 공사비에 광고마케팅 등 분양 경비, 미분양 대책비 등이 추가되는 구조"라며 "공사원가는 평지인지, 언덕인지, 자재수급이 원활한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강남의 경우 조합이 원하는 '스펙(조건)'을 내걸면 건설사들이 거기에 맞춰서 마감재 등을 고려해 단가를 제시한다"며 "비싼 마감재를 선호하는 부촌일수록 공사비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높은 공사비는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직결되지만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에선 오히려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공사비를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추세다.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 재건축 시장이 한풀 꺾였지만 공급 대비 수요는 여전히 높아 고분양가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다.
강남의 한 조합 관계자는 "강남·서초에서 분양한 재건축들이 줄줄이 성공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고급스럽게 차별화할 수 있을까 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조합원들이 오히려 너무 저렴하게 짓는 것을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