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위례신사선…강남 보금자리지구 노선은 '무산 위기'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6.11.14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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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전철역 없는 강남·세곡지구에 위례신사선 지선 검토…서울시 "사업성 없어 불가"

위례신사 경전철 노선도(왼쪽)와 강남구에서 지선으로 검토하고 있는 안(오른쪽). /사진제공=서울시, 강남구위례신사 경전철 노선도(왼쪽)와 강남구에서 지선으로 검토하고 있는 안(오른쪽). /사진제공=서울시, 강남구


삼성물산의 사업 포기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던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이 새 사업주간사 선정으로 기사회생한 가운데 지선으로 검토됐던 일원·세곡 노선은 사업성 부족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삼성물산이 손을 뗀 위례신사선은 GS건설이 새 주간사로 나서 사업을 맡는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가 현재 사전타당성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위례신사 경전철 일원·세곡 노선은 사업성이 떨어져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현재 노선도 위험부담을 이유로 기업들이 쉽게 나서지 못하는데 여기에 새로 지선을 추가하는 모험은 어렵다는 것이다.



강남구가 지선을 검토하는 이유는 강남·세곡 보금자리지구 주민들의 민원 때문이다. 인구 약 5만명이 거주하는 주거지임에도 전철역이 하나도 없어 교통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구는 지난 7월부터 용역을 통해 이 지역을 지나는 지선의 사업성을 따져보고 있다. 노선은 △학여울역~소금재(삼성병원)~가락시영아파트 △학여울역~대모산입구역~소금재(삼성병원)~가락시영아파트 △학여울역~대모산입구역~소금재(삼성병원)~SRT수서역~자곡사거리~세곡동사거리 등 3가지로 검토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노선 모두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역시 지선 추가나 노선 변경 등 여러 안을 놓고 타당성 조사를 했지만 현재 정해진 노선 외에는 사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타당성 조사에서 현 노선의 B/C(비용편익비율)는 1.0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B/C 1이상은 흑자, 1미만은 적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선으로 검토되고 있는 노선 모두 B/C가 0.7~0.9 수준으로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 관계자는 "강남 보금자리 지구의 교통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안으로 지선을 검토해 봤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원래 노선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례신사 경전철이 민간 투자사업이라는 것도 지선 추가가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민간 사업자가 철도를 지어 소유권을 시에 넘겨주면 시는 사업자에게 30년 동안 운영권을 준다.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해를 사업자가 모두 떠 안는 구조인데 공공성을 이유로 사업성이 없는 노선을 민간이 추진하긴 어려운 일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컨소시엄인 '위례신사도시철도민간투자사업단'의 주간사였던 삼성물산은 사업 리스크(위험부담)를 이유로 지난달 31일 포기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컨소시엄에 남은 기업들은 GS건설을 새 주간사로 선정하고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들 역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얼마든지 사업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벌여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사업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아무래도 추진이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강남·세곡 지구에 전철역 신설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세곡지역주민연합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이면 밤고개로가 엄청 막히고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도 2~3km나 떨어져 있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조속히 교통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례신사 경전철은 강남구 신사역에서 코엑스와 송파구 법조타운을 거쳐 위례신도시로 이어지는 총 연장 14.83km 길이의 도시철도다. 사업비로 1조4253억원이 투입된다. 2020년 착공해 2024년 준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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