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롯데캐슬, 웃돈 7000만원이요"…한껏 달궈진 분양권 夜시장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2016.11.11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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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1.3부동산대책 반사이익 누리는 강북 분양시장

서울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청약당첨자 발표 날 모델하우스 앞에 분양권 브로커 등이 몰려있다. /사진=신현우 기자서울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청약당첨자 발표 날 모델하우스 앞에 분양권 브로커 등이 몰려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동 △호, 이름 □□□, 전화번호 ◇◇◇◇, '초피' 7000(만원)이요."

지난 9일 밤 서울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모델하우스. 자정이 다가오는 늦은 시간이지만 하나둘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모델하우스 주차장은 어느새 중형 국산차와 수입차 등으로 가득 채워졌다.

분양권 야(夜)시장이 열린 모델하우스 인근은 50명 이상의 사람들로 붐볐다. 서로가 익숙한 듯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연령대는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고 가족과 함께 나온 사람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메모지와 동호수 배치도를 손에 들고 있었다.



분양권 야시장은 일반적으로 청약당첨자가 발표된 날 0시쯤 개장한다. 이곳에서 결정된 초피(계약금을 내기 전 분양권에 붙는 웃돈)를 보면 이후 분양권 웃돈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자정을 넘긴 10일 0시 5분. 누군가의 "떴다"라는 소리와 함께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주택청약 사이트인 아파트투유에 접속해 당첨자 명단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숨을 내쉬는 사람, 홍조를 띠며 웃음 짓는 사람, 얼굴만 봐도 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내 삼삼오오 모여 당첨자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한다. 당첨 물건을 확보하지 못한 분양권 브로커들은 당첨자 명단과 초피 등의 정보 수집에 나선다.

현장에서 바로 분양권을 거래하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하지만 초피가 높게 형성되면서 실제 거래 성사는 쉽지 않았다. 일부 브로커는 전화로 수요자들의 의중을 묻고 적당한 분양권 매물이 있는지 물색했고 일부는 누군가에게 현장 분위기와 수집된 정보를 전달했다.

서울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청약당첨자 발표 날 모델하우스 앞에 분양권 브로커 등이 몰려있다. /사진=신현우 기자서울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청약당첨자 발표 날 모델하우스 앞에 분양권 브로커 등이 몰려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이 같은 분위기는 한시간 이상 이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분양권 브로커 A씨는 "돈될 만한 곳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청약)통장 가격 등을 고려해 웃돈을 책정하고 거래한다"고 말했다. "야시장은 물건(분양권)이 있는 사람과 불법전매 등을 알선하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다른 분양권 브로커 B씨는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가 정부의 11.3부동산대책의 규제를 비껴간 단지로 꼽히면서 인기가 많다"며 "특히 최근 신촌에서 분양한 단지보다 분양가가 낮아 초피가 높게 형성됐다"고 귀띔했다. B씨에 따르면 용산 롯데캐슬 초피는 6000만~7000만원에 달했다.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는 정부의 11.3부동산대책 발표 전 입주자 모집 공고가 진행돼 6개월 뒤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로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157가구 모집에 2만4486명이 몰리며 평균 155.9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서울 지역 분양 아파트 단지 중 강남권을 제외한 최고 경쟁률이다.



지난 3일 정부는 서울시 전역과 경기도·세종시·부산시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조정 '대상지역'으로 선정, 선별적 규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역·택지유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기존 6개월~1년에서 1년6개월~소유권 이전시로 연장됐다. 청약 1순위 요건 강화와 함께 청약 당첨자의 5년간 재당첨 금지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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