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파' 몰아치나…국내 부동산시장도 '술렁'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11.10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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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변, 트럼프 당선]관망세 장기화·12월 美 금리 인상시 가파르게 침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뉴스1


미국 45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의 확대로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금리가 오르고 대출이 쉽지 않을 경우 부동산 역시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2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여부에 따라 시장에 충격은 달라진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상관없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파급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9일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에 트럼프 당선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 증폭 뿐 아니라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정 NH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트럼프 당선을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확대로 보고 있다"며 "한동안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은 "미군 주둔지역인 평택 등은 지역 부동산에 문의 전화까지 이어지는 등 벌써부터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앞서 공약에서 '안보 무임 승차론'을 펼치면서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한 바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요즘 부동산 시장은 예전과 달리 투자상품화 되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과 같이 움직인다"며 "금융시장 충격이 지속되면 당장 강남 재건축, 분양권 등 투자성이 짙은 시장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인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산업 전반이 어려워지면 특히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 상가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며 "이후 점진적으로 주택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내년에 공급 과잉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시장의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으로 우리나라 거시 경제에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국내 시장금리 인상, 주택시장 영향 등 시차를 두고 점진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기폭제가 될 것으로 봤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임병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다른 사안"이라며 "뉴욕을 포함한 미국의 10대 도시의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올해 2006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근접했다. 집값 상승세를 둔화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대영 송현경제연구소장 역시 "미국 연준은 대통령의 눈치를 보기 보다는 오히려 독립성을 강조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금리가 인상되면 국내 부동산 경기도 가파르게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병준 교수는 "내년부터 부동산 시장은 대내외적인 상황 때문에 조정을 받은 가능성이 높았다"며 "정부가 강남 재건축 시장만 의식해 서둘러 강력한 규제를 한 경향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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