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지시에 따라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와 그 모회사 SK㈜가 주축이 되어 대성가스 인수전에 나서기로 했다. SK그룹의 주관사로는 유럽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내정됐다.
SK는 반도체 사업과 특수가스 사이의 연결이익을 확신하면서 대성가스 인수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 대성가스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공장 클린룸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가스를 주로 생산하며 지난해 매출 5811억원, 영업이익 538억원을 올린 알짜 매물이라서다.
SK와 크레디트스위스는 대성가스 예상매매금이 1조2000억~1조3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해외 전략적 투자자(SI)인 에어프로덕츠(AP)와 린데(LD), 에어리퀴드(AL) 등이 대성가스 인수 의지를 갖고 있지만 국내 금융조달 능력이 관건이다. 대성가스의 부채총계가 지난 반기 말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유동부채가 4770억원에 달해 국내 금융권과 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물의 현금창출이 원활하지만 부채가 많은 것은 신용도가 높은 국내 대기업 인수자로서는 유리한 점이다. 실제 주식 인수자금이 4000억~5000억원 정도이면 나머지는 차환 등을 통해 해결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만 SK는 최근 에어리퀴트코리아의 온사이트 및 벌크사업을 인수한 린데 등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린데 등이 국내 특수가스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기 위해 높은 프리미엄을 제시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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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IB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최동석 전무(MD)와 최태원 회장이 사촌 형제 지간으로 지난 몇 차례의 거래를 통해 신뢰할 만한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동석 대표는 이번 대성가스 매각에서도 실무총괄자를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관계자는 "SK그룹은 대성가스 지분을 파는 골드만삭스PIA(68%)와 대성그룹(32%)이 모두 선호하는 원매자"라며 "SK가 해외 후보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과 조건이 아니라면 국익차원에서라도 협상 우선권을 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