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전세난 심화…가계빚 급증 불렀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6.11.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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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주택담보대출 용도 주택임대, 생계비 활용 비중 상승

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br><br>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br><br>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 배경에는 실수요 이외 투자 목적의 부동산 매입과 전세난 지속에 따른 주거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68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2~2015년 평균치인 30조3000억원의 2.3배에 달하며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59조3000억원) 수준도 넘어선 규모다.



금융권별로 예금은행 43조1000억원, 저축은행·보험사 등 비은행 25조5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해 예금은행 대출은 5조4000억원 감소한 반면, 비은행 대출은 14조8000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투자, 전세난 심화…가계빚 급증 불렀다
올해 비은행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은행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른 풍선효과, 오피스텔 등 상업용부동산 투자 증가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대출종류별로 주택담보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포함)은 46조6000억원 늘어 전년동기 증가폭 45조8000억원을 소폭 상회했다. 반면 상업용부동산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등 비주택담보대출은 21조9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기간 증가폭(13조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주택담보대출 중에서도 개별주택담보대출은 올해 상반기 19조7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상반기(33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집단대출은 11조6000억원 늘어 전년동기 1조5000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한은은 이처럼 가계대출이 급증한 원인으로 △저금리 기조와 주택경기 진작책 △상가 등 상업용부동산 투자수요 △전세난 지속 등에 따른 주거비용 상승 등을 손꼽았다.

우선 지난 2014년 12월 민간택지내 주택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2017년까지 유예, 재건축조합원 분양가능 주택 수 1주택에서 3주택으로 완화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이 통과된 영향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인 51만4000호를 기록했는데 올해 1~8월에도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슷한 26만3000호가 분양됐다. 이는 실수요뿐만 아니라 일부 투자 목적 수요자도 분양시장에 유입돼 가계대출을 늘린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상업용부동산 수익률이 높은 것도 가계대출 투자목적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시켰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상가(집합매장용) 임대수익률은 연 5.5%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1.5%)의 3배가 넘는다. 오피스텔(4.8%), 아파트(3.6%) 등 임대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전세난 심화에 따른 주거난도 가계대출 증가세에 한 몫했다. 임대인들이 수익성이 높은 월세를 선호해 전세 공급물량이 줄었고 이에 따라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자 관련 대출수요가 확대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8월 중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증가액 3조3000억원을 상회했다.
부동산 투자, 전세난 심화…가계빚 급증 불렀다
올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한 8개 은행의 자금용도별 비중 분석결과 주택구입이 49.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주택임대차(12.6%), 생계자금(27.1%), 대출금상환(10.2%)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대출금상환(25.3%→10.2%)을 제외한 모든 비중이 상승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아파트 분양 호조, 이미 취급된 집단대출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이번 보고서 발행 배경과 관련해 "최근 경기상황이 취약한 가운데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등 건설경기 위주로 성장을 한 것에 경계감을 가지는 함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가 등 상업용부동산 담보로 한 가계대출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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