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패산 총격' 성병대 집수색…총제작·동기파악 집중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2016.10.2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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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컴퓨터, 화약 등 증거물 확보· 성씨 진술 거부 안해…분석결과 토대로 구속수순

경찰이 오패산터널 총격범 성병대씨(46)의 자택을 수색해 그가 사용한 컴퓨터 본체와 폭죽 등을 확보했다. /사진=뉴스1경찰이 오패산터널 총격범 성병대씨(46)의 자택을 수색해 그가 사용한 컴퓨터 본체와 폭죽 등을 확보했다. /사진=뉴스1


경찰이 오패산터널 총격사건의 범인 성병대씨(46)의 집을 수색하고 사제 목재 총기를 만든 과정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성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를 집중 추궁하는 동시에 휴대전화와 총기분석에도 박차를 가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20일 오전 9시45부터 한 시간 동안 성씨 자택을 수색했다고 밝혔다.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 아닌 성씨 동의와 참관 아래 진행한 주거지 수색이다.



경찰은 성씨의 집에서 컴퓨터 본체 1대와 완구용 폭죽껍데기, 화약 등을 확보했다. 성씨가 사제 총기에 폭죽 화약을 넣어 쇠구슬 총알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사용 여부를 확인 중이다.

컴퓨터는 전날 체포 당시 압수한 휴대전화와 함께 디지털 복원·분석에 착수했다. 성씨가 휴대전화나 컴퓨터로 사제 총기 제작 방법을 찾았는지를 살필 예정이다. 경찰은 전날 확보한 총기 16정에 이어 1정을 추가 압수했으며, 요구르트병을 이용한 사제폭탄도 확보해 감식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고(故) 김창호 경감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다. 1차 소견상 총기에 의해 폐 양쪽과 대동맥이 손상돼 죽음에 이르렀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성씨는 전날부터 시작한 경찰 밤샘조사에서 묵비권 행사 없이 총기제작 방법, 동기에 대해 진술했다. 전날 검거 당시 경찰이 쏜 총에 복부와 왼팔에 상처를 입었으나 본인이 추가 진료를 거부함에 따라 기본적인 외상 진료만 받고 조사에 응하고 있다.

경찰은 재료 구입경로와 제작법 입수 경위 등 성씨 진술의 진위여부를 검토하고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에 의료기록을 요청해 성씨의 정신병력 여부도 확인 중이다. 기초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체포 48시간 안에 구속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다.


성씨는 경찰 우범자 관리 제도상 가장 낮은 수준인 '자료보관 대상자'로 드러났다. 경찰은 △1단계 중점관리 대상자 △2단계 첩보수집 대상자 △3단계 자료보관 대상자 등으로 우범자를 나눠 관리하는데 1단계로 갈수록 관리 강도가 세진다.

성범죄 등 전과 7범인 성씨는 애초 2단계인 첩보수집 대상자였다가 지난해 5월25일 정기 우범자 등급 심사에서 중점관리 대상자로 올라갔다. 그러던 중 올해 7월28일 종전 등급보다 더 강도가 낮은 자료수집 대상자로 떨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우범자를 직접 만나서 관리할 수 있는 근거법이 없다"면서 "범죄 예방을 위해 우범자를 관리하지만 인권침해 가능성이 있어 직접 대면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씨는 전자발찌 부착대상으로 법무부에서 주 1회씩 접촉하는 등 관리를 받는 상황"이라며 "법무부 관리 대상에서 빠진 다른 우범자에 집중하려는 차원에서 성씨의 관리등급을 낮춘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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