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강남 부동산…"계약 연기에 매수문의 뚝"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10.1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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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예의주시, 급매물 ·분양권 웃돈 호가 조정은 미미

'찬바람' 부는 강남 부동산…"계약 연기에 매수문의 뚝"


"매수자들의 문의가 뚝 끊어졌습니다. 계약하기로 했던 고객도 일단 지켜보자네요." (강남 개포동 S공인중개소 대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대상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강남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바뀌는 분위기다. 확정된 내용이 아니어서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지만 매수세가 수그러들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올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중심지였던 강남구 개포동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포동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입주권 계약이 있었는데 최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정부의 규제 가능성 때문에 계약이 무기한 미뤄졌다"며 "가격 조정을 받으면 구입하겠다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부터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번 주 들어 매수 전화 문의가 뚝 끊겼다"며 "지금처럼 규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지속되면 관망 분위기는 1~2주 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에 따른 여파를 우려해 급매물이 나오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전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경우 시장 전체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지정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도 있다.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3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 부동산 시장 전체가 폭락할 수 있다"며 "정부가 가격 급등에 대한 속도 조절 차원에서 경고 사인을 보내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권에 형성된 웃돈 호가는 아직 조정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개포주공2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블레스티지 중대형 아파트 분양권에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의 웃돈이 유지되고 있다"며 "다음 주 거래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에 분양을 준비 중인 건설업체와 조합도 정부의 규제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경우 직격타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서초구 잠원동 한신 18차·24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총 475가구(일반분양 146가구)로 지하철 3호선 잠원역·신사역 도보권 단지에 입지가 좋고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다.

투기과열 여부에 대한 판단은 지역마다 차이를 보였다. 개포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대형 아파트의 거래도 꽤 있다. 저금리에 경기는 좋지 않으니까 현금자산이 많은 사람들이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강남이나 반포 지역의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분양권에 웃돈을 받고 파는 세력들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5~6년에서 10년 이상 부동산을 사두는 고객이 주를 이룬다"며 "이들을 단순 투기세력으로 보고 규제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파구 잠실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잠실 등 송파구 일대 아파트 가격이 2006년~2007년 부동산 과열기 만큼 급등했다"며 "집 주인들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인데 매수자들은 가격 급등에 부담을 느껴 매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대비 0.08% 상승했다. 서울은 0.2% 올랐으며 강남3구는 송파구가 0.28%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강남구(0.27%)와 서초구(0.27%)도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서초구 반포동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이 문제가 아니라 저금리·저성장에 갈 곳 없는 돈이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부담이 덜한 부동산 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이라며 "강남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 또다른 지역으로 돈이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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