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는 보고서 초안에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내용을 담았다. 조선산업을 '빅3'에서 '빅2'로 재편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맥킨지 보고서와 관련해)정부의 입장은 업계의 이야기를 듣고 이 달 말까지 밝힐 예정"이라며 "컨설팅 과정에서 대안으로 나올 수는 있지만 현 단계에서 정부가 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 3개 부처는 13일 새벽 해명자료를 내고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컨설팅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선산업 구조조정 방향과 관련된 정부의 입장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금융위원회에도 아직 공식 자료가 안 온 걸로 안다"며 "내용이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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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전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희(기획재정부)에게도 아직 안 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발언과 해명자료를 종합하면, 맥킨지의 보고서는 관계부처 차원에서 아직 조율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주한 맥킨지의 컨설팅 보고서는 당초 8월까지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부처별로도 의견이 엇갈려 구조조정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도 실장은 "이견은 없고,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는 정부 부처간 공통된 의견을 정해서 나갈 것"이라며 "일단 업계가 자율적으로 컨설팅해 정부한테 제시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맥킨지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민간 컨설팅 업체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정부 역량이 취약하냐는 지적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맥킨지 보고서가 아직 안 들어와서 조선해운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재부가 보고서 올 때까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한심한 이야기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