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슬픈 도시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2016.10.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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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호이안’ 장소란(독자)

편집자주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슬픈 도시


그러니까 도시가 잠들지 못하고 저리 불을 밝히는 것은 아직 기다릴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었구나. 먼 길 떠났다 항구에 닿지 못한 이가 있다는 거였구나. 그 항구에서 밤새 등불이 되어 기다리는 사랑이 있다는 것이며 그 사랑의 그리움과 슬픔이 저리 화려하게 붉어지기도 한다는 것이구나. 도대체 저 많은 등불은 누구의 사랑이며 누구의 그리움이고 슬픔이란 말인가.

나는 호이안에 간 적도 없이 그립기는 왜 그리우며 왜 슬픈 것인가. 누구를 기다리려 마음 홀로 호이안에 닿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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