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단종, 비통한 삼성… '사즉생' 택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6.10.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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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단종, 비통한 삼성… '사즉생' 택했다


"차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후에 만난 삼성 그룹 관계자는 비통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외신 등을 통해 미국 4대 이동통신사가 이미 교환된 삼성 갤럭시노트7에 대해서도 재교환을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등에서 교환품에서조차 발화 신고가 잇따른데 대한 조치였다. 주말 동안 제품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그룹 분위기는 빠른 속도로 가라 앉았다.



또 다른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다"며 "지난달 제품 교환을 시작했을 때 일각에서는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 때 그 우려가 현실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설마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자 그룹 차원의 움직임도 급박하게 돌아갔다. 사태가 심상치 않음에 미래전략실 고위 임원 몇몇은 지난 주말 동안 수원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업장에 다녀와 사태를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그룹 전체의 위기라는 공감대 아래, 갤럭시노트7 관련 전략회의를 거듭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주부터 현재까지 미국에 체류 중이며 현장에서 갤럭시노트7 현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공급량 조정(사실상 공급중단) 선언 이후 11일 오전 7시쯤에는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 대해 "갤럭시노트7 교환품 발화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사실상 '단종'이라는 뼈아픈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업계의 눈은 삼성전자의 다음 움직임에 쏠리고 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조사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교환이나 환불 등 소비자 대응 대책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CPSC는 빠르면 이번 주 중으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CPSC가 지난 9월과 마찬가지로 공식 리콜을 결정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 중 최소 수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갤럭시노트7 신품의 발화 원인이 제품 자체 결함으로 밝혀질 경우 삼성 브랜드의 신뢰도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해 이를 재건하는 작업이 급선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브랜드 신뢰도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삼성전자로서는 내년 초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S8으로까지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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