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소비시장 살린 中 국경절의 힘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6.10.08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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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우려 불구 주요 유통업체 유커 매출 20~30% 증가…'코리아 세일 페스타' 시너지에 소비시장 전반 활기

韓 소비시장 살린 中 국경절의 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국경절 연휴(10월1일~7일) 기간 대거 한국을 찾아 지갑을 열면서 면세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필수코스'인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은 전날까지 전체 매출과 유커 매출이 각각 30%씩 신장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매출이 18% 증가했다.



신규 면세점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이 기간 하루 평균 매출이 지난달보다 26% 증가했다. 방문고객 수도 25% 증가한 3500~4000명에 달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전월동기대비 30% 신장했다.

백화점도 특수를 누렸다. 올해 면세점이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은 유커 매출이 88% 급증해 면세점과의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유커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도 유커 매출이 26%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유커 마케팅을 강화한 대형마트도 효과를 맛봤다. 외국인 고객 비중이 20%에 달하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유커 매출이 22% 증가했다.

국내 소비자들도 개천철 연휴에 소비 행렬에 가담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전국 점포(기존점) 매출 신장률이 각각 10%, 16%를 기록하는 등 소비 수요가 살아났다.

특히 중국 국경절 연휴와 맞물려 진행된 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지난해보다 큰 소비 진작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달 29일 행사 시작 이후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15~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600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경절의 힘'을 재확인했다. 업계는 사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가 나타난 데 대해 예년보다 적극적이면서도 섬세하게 펼친 마케팅 효과로 분석했다.

업체들은 화장품 등 유커들이 선호하는 품목이나 브랜드를 큰 폭으로 할인 판매하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금(金)'이나 '숫자 8' 등을 활용한 프로모션으로 발길을 모았다. 중국인 4억5000만명이 가입한 모바일 간편결제 알리페이를 도입하거나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등 쇼핑 편의성도 높였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은 유커 유치의 효과적 방안으로 떠올랐다. 파워블로거 등 유명인사를 뜻하는 '왕홍'들이 한국 관광·쇼핑 체험을 실시간으로 전했고, 자유여행을 온 유커들은 이들의 SNS를 보고 그대로 따라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잊지 못할 체험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번 국경절 기간의 영업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다양한 서비스와 마케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한국을 찾은 유커는 지난해보다 5만 명 많은 25만 명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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