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버둥치는 아이를 양허벅지에 끼운 뒤 한손으로는 양볼을 눌러 입을 벌리고 다른 손으로는 잽싸게 양치질을 시작합니다. 양치가 되는 건지, 거품만 내는 건지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나면 애는 눈물 뒤범벅, 엄마는 땀이 한바닥입니다.
단숨에 깨끗해진 이, 산이도 기분이 상쾌한지 활짝 웃습니다. 이런 산이를 보는게 재밌고 신기했는지 우리 아이도 "또, 또"를 외치며 여러 번 책을 읽어달라고 말합니다.
"치카 치카(작게), 치카 치카(크게)."
엄마가 리듬에 맞춰 강약을 조절해 읽어주니 아이도 신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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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이 여백을 살린 간결한 그림은 엄마인 제가 봐도 시원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강렬한 색상은 아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기 충분하고요.
책의 마지막 장에는 '칫솔열차의 부탁'이 적혀있습니다. 입에 칫솔을 문 채로 놀거나 뛰어다니지 않도록 조심하고 혼자 칫솔질한 뒤에는 어른에게 부탁해서 꼭 마무리 칫솔질을 하라고 얘기합니다.
◇칫솔열차 나가신다! 치카 치카=쿠보 마치코 지음. 현암주니어 펴냄. 28쪽 /1만원
② 염소와 오리
손으로 하늘을 찔러가며 노래를 부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 '동몰 흉내'입니다.
때마침 노래의 주인공인 염소와 오리가 책 속의 이야기로 나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염소야,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오리가 묻자 염소는
"오리야, 난 머리에 뿔이 생길까 봐 걱정 돼", "뿔이 생길 때 아프지 않을까?"라고 대답합니다.
다음 날 아침 염소와 오리는 머리에 뿔이 안 나게 할 방법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나뭇잎으로 모자를 만들어 꾹 눌러쓰면서 염소는 뿔이 안 나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모자를 벗지 않기로 합니다.
모자가 벗겨질까봐 제대로 잠도 못 자는 염소를 위해 오리는 날개로 염소의 머리를 덮어줍니다. 바람이 불어 모자 잎이 조금 날아가자 오리는 부랴부랴 잎을 가지러 갑니다. 하지만 1시간, 2시간 아무리 기다려도 오리는 오지를 않고.
"오리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염소는 슬슬 오리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염소는 오리를 찾아 나섭니다.
이번 그림책은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친구란 아픔을 함께 공감해주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든든한 존재란 것을요. 아직은 '친구'보다 '나'만 알 때인 아이들에게 친구와 우정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줍니다.
◇염소와 오리=이승환 지음. 그림북스 펴냄. 40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