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모바일 시장, 외산 게임 '잔칫상'?… 빛바랜 게임강국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6.10.05 03:00
글자크기

외산 게임, 적극적 마케팅으로 흥행… 국산 게임, 매출 성적 반토막·신작 흥행 실종

韓 모바일 시장, 외산 게임 '잔칫상'?… 빛바랜 게임강국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외산 게임들이 점령했다.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게임시장마저 외산 게임들에 안방을 내주는 모양새다. 전반적인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4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면 1~10위 중 ‘모두의 마블’(1위), ‘세븐나이츠’(2위), ‘서머너즈 워’(9위)를 제외한 전 순위를 외산 게임들이 차지했다. 구글 플레이 순위는 모바일게임 흥행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다.



그나마 순위권에 든 토종 게임들은 장기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스테디셀러. 올해 국내 게임 제작사들이 출시한 신종 모바일 게임 중 10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은 단 한 종도 없다.

지난해 같은 시점(10월 3일) 매출 순위를 보면 국산 모바일 게임 6종이 10위권내 이름을 올렸다. 1년 만에 국산 게임 흥행 성적이 반토막난 셈이다.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를 서비스 중인 넷마블이 매출 순위 1위로 체면치레했을 뿐 외산 게임들의 독식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연간 시장 규모가 4조원에 달하는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게이머들의 충성도가 높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최근 1~2년간 해외 게임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며 이용자 끌어모으기에 나서왔던 이유다.

최근 에픽워의 ‘모바일 스트라이크’(4위)와 신스타임즈의 ‘해전 1942’(8위)는 각각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씨스타가 등장하는 광고를 앞세워 전방위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이 결과 두 게임 모두 매출 상위권에 안착하는 성과를 거뒀다.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 역시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을 내세운 독특한 콘셉트의 광고로 매출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올해 국내 신작들은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국내 게임 제작사들은 RPG(역할수행게임) 장르를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들을 출시했지만 상당수 게임들이 출시 초반 ‘반짝 인기’에 머물렀다.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은 넷마블의 ‘스톤에이지’가 유일하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산업의 구조적 한계라고 지적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RPG 장르 개발에만 치중해 차별화된 게임 장르를 선보이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매달 1100여종 신작들이 출시되면서 시장경쟁이 극심해진 탓도 크다.

온라인 게임시장도 이미 외산 게임들에 상위권 랭킹을 내준 지 오래다. PC방 사용시간 1위를 두고 경쟁 중인 ‘오버워치’와 ‘리그 오브 레전드’ 모두 외산게임이다. 이들의 점유율 합계만 50%에 달한다. 넥슨이 퍼블리싱(게임배급)하는 ‘피파 온라인 3’(개발사 EA)까지 합치면 점유율 60%를 넘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지난 5월 ‘오버워치’가 출시하기 전까지 203주 연속 사용시간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외산 게임들이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면서 국산 신작 게임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체 개발보다는 경쟁력 있는 외산 게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중국 흥행작을 확보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한편 지난달 27일 출시한 ‘애니팡3’(선데이토즈)를 시작으로 이달 중 ‘리니지Ⅱ: 레볼루션’(넷마블), ‘리니지 레드나이츠’(엔씨소프트), ‘메이플스토리 M’(넥슨) 등 국내 기대작이 잇따라 출시되며 반격에 성공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