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도이체방크·한미약품 '원투 펀치'에…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6.09.3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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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0일 유럽 금융위기 리스크 우려와 한미약품 (270,500원 ▲500 +0.19%) 충격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2050선을 하회하고 있다. 전일 연고점 경신에 따른 부담감도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42분 현재 전일대비 18.28포인트(0.88%) 내린 2050.44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06억원, 1260억원 순매도인 반면 개인이 2529억원 순매수다.

◇도이체방크, 제2의 리먼브라더스?=대외적으로는 도이체방크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시키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미국 법무부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5~2007년 부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불완전 판매에 대해 도이체방크에 대해 140억달러를 부과했다. 이는 올 6월말 기준 도이체방크가 쌓아둔 충당금 62억원달러의 두배 이상으로 자본급감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불안감을 느낀 일부 헤지펀드 들이 도이체방크에 쌓아두었던 자산을 옮겼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제 2의 리먼브라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

더군다나 도이체방크의 자산이 1조9000억유로에 달하지만 대부분 파생상품에 쏠려 있고 예금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중형 은행 수준이 4470억유로에 불과하다는 지적으로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날 일본 도쿄 닛케이지수는 엔화 강세 등으로 1.6% 하락으로 오전장을 마쳤다.


도이체방크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구제금융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독일은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 은행권 위기 당시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했던 이력이 있다. 이와 함께 2017년 선거를 앞둔 선거를 앞뒀다는 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도이체방크 지원 가능성을 후퇴시키고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도이체방크의 자본비율은 10.8%로 낮은 상황인데 벌금까지 물게 되면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골드만삭스도 MBS 부실판매로 150억달러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지만 지난 1월 51억달러로 최종합의를 했다는 점 등에서 벌금 축소 가능성도 있고 독일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바이오 투심 해칠까=대내적으로는 한미약품 충격이 바이오주 전체로 확산되며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전일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소식에 전일대비 4.67% 상승출발해 한때 5.1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오전 9시30분께 베링거인겔하임이 한미약품의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부티닙’ 권리를 한미약품에 반환키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한미약품은 현재 10%대 급락을 기록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계약금 5000만달러(570억원), 마일스톤 6억8000만달러(774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이미 수취한 계약금과 마일스톤은 반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 업종은 4% 넘게 내리고 있다. JW중외제약 (30,250원 ▲1,200 +4.13%) LG생명과학 (67,500원 ▲500 +0.8%) 동아에스티 부광약품 영진약품 등이 2~4%대 약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제약업종이 1%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바이오주가 한번 터지면 ‘잭팟’이 될 수 있으나 이번 한미약품의 사례로 보듯 위험 요소가 매우 높은 업종임이 증명된 셈이다. 이는 그간의 주가조정과 하반기 대규모 바이오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로 반등 가능성이 점쳐졌던 바이오 업종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 종료는 약물 개발의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것으로 제약, 바이오 업종의 투자심리가 냉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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