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보다 중요한 일상

머니투데이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 2016.09.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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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

이벤트 보다 중요한 일상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이 종료되었지만, 시장 참여자는 수많은 이벤트를 의식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유력한 것인지, 연준은 11월, 12월 중 언제 금리를 인상할 지 등 이벤트에 대한 경우의 수를 풀어서 해당 시나리오에 대한 득실을 따져보고 있다. 투자자와 투자전략을 조언하는 전문가 입장에서는 당연히 궁금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언제부터 인가 이를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미국 통화정책이 중요한 것은 맞다. 연준의원의 발언 하나 하나에 반응하는 것은 그 만큼 통화정책 변수가 영향력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는 과정에 글로벌 경제가 다른 모습을 띄기 시작하는 것은 무시하는 것 같다. 물론 세계경제가 과거와 같은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마치 환경오염으로 규정하고 국가간 공조체계가 흔들리지 않는 점을 생각하면 통화정책의 단기 변화가 경제환경을 변화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변화에 흔들리기 보다 추세를 신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미국 대통령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정책 성향이 다른 후보의 맞대결의 결과가 산업적으로 호재 또는 악재로 작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선거에 패배하는 측을 지지했던 쪽의 의견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 앞으로의 정책은 중립성으로 유지하며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클린턴이냐 트럼프냐에 따라 금융시장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것이 아니라 차기 대통령이 누가 선출되던 지금 보다 나은 경제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는 바뀐 환경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투자환경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바뀔 수 있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펀더멘탈을 확보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국내 상장기업의 이익 변화를 살펴보면 올 한해 수출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꾸준히 이익을 늘려오고 있다. 부정적 의미를 담는다면 투자와 신규고용에 소극적인 기업의 행태에서 나온 결과이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효율적인 경영관리, 생산관리를 도입해 기업이익의 질적 향상을 가져온 결과이다. 이런 상태에서 거시적 환경이 개선된다면 기업이익 증가에 속도가 붙을 여지가 크다.



이벤트를 따라 다니다 보면 절대 시장을 이길 수 없다. 경제와 기업이익 상황 등 펀더멘탈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필요한 것은 믿고 기다리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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