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포스코건설 사옥도 사들일까…매입설 '솔솔'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6.09.3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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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주택에서 건물로…임대업 영역 확장 두드러져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 전경 /사진제공=포스코건설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 전경 /사진제공=포스코건설


부영이 지난 9일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 인수를 마무리 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 인수 대상 후보자로 떠올랐다.

포스코건설은 사옥 매각 관련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주장이다. 부영그룹은 "아는 바 없다"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양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부영의 포스코 건설 사옥 인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영이 주택 임대 뿐 아니라 자본 여력이 되는 선에서 건물 임대업에 대한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 도심에 입지가 좋은 건물이나 성장 가능성이 큰 경기도권 내에 건물 매입도 두루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영은 주택 임대사업으로 나홀로 승승장구하면서 재계 19위 기업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입주가 본격화되면 다른 대형건설업체들과 경쟁해야 한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과 서비스 경쟁이 불가피하다. 부영이 임대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부영은 올 1월 입지가 좋은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5750억원)을 사들인데 이어 이달에는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4390억원)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8여 개월 동안 삼성그룹 사옥 인수에만 총 1조140억원을 사용했다.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까지 매입한다면 건물 임대업에 대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분명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인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송도 옛 대우자판 부지(49만9575㎡)를 3150억원에 사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총 7000억~1조원을 들여 2019년까지 해당 부지에 테마파크를 건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옥 처리를 고민 중인 포스코건설 입장에서도 부영이 적정가에 인수해준다면 나쁠 게 없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6월 사옥 소유권을 가지고 있던 PSIB가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차환을 위해 발행했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을 못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대위변제하면서 사옥 소유권을 확보하게 됐다.

PSIB는 송도 사옥 건립·운영을 위해 설립한 특수법인으로 포스코건설(49%)과 테라피앤피(51%)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대출금을 갚아주면서 PSIB의 지분 100%를 갖게 됐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돈을 끌어다 대신 갚은 것으로 금융 비융 부담이 크다"며 "가장 효율적인 사옥 처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변제 총액은 3567억원에 달한다. 설령 포스코건설이 사옥을 매각하더라도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재임차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국내 첫 대기업임을 자부했던 만큼 송도를 떠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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