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신성·원익 등 중견그룹, 계열사통합 '한창'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6.09.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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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솔라에너지, 신성이엔지·신성에프에이 3社 통합…원익IPS, 테라세미콘 합병 등

'뭉쳐야 산다' 신성·원익 등 중견그룹, 계열사통합 '한창'


신성, 원익 등 첨단업종 중견그룹들이 주요 계열사 통합작업에 한창이다. 반도체 등 주력 사업분야가 통상 3∼4년을 주기로 호황·불황을 반복한다는 점을 감안, 계열사간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시너지효과를 창출함으로써 불황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에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성그룹의 사업형 지주회사인 신성솔라에너지 (2,110원 ▲5 +0.24%)는 계열사인 신성이엔지 (3,590원 ▲35 +1.0%)신성에프에이 (3,595원 ▲10 +0.3%)를 흡수합병키로 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올해 12월 31일까지 합병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들 3사는 8년 만에 재통합에 나선 것이다. 이완근 회장이 1977년 창업한 신성솔라에너지(옛 신성이엔지)는 오랜 기간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에 쓰이는 클린룸설비와 공정자동화장비 등에 주력하며 승승장구했다. 2000년에는 사상 첫 매출액 1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2008년에 신수종인 태양광에 주력하기 위해 클린룸설비와 공정자동화장비 사업을 각각 신성이엔지와 신성에프에이를 설립해 분사시켰다. 이번에 3사가 8년 만에 재통합할 경우 매출액(지난해 기준) 5671억원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용한 회장이 1981년 창업한 원일통상이 모태인 원익그룹은 지주회사 원익홀딩스 (3,510원 ▲30 +0.86%)원익IPS (3,510원 ▲30 +0.86%)테라세미콘 (16,000원 ▲450 +2.9%) 등 계열사간 합병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 모두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한다. 두 회사는 오는 11월 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합병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원익IPS가 테라세미콘을 흡수 합병하는 형태다.

원익IPS는 반도체 화학증착장비(PE CVD)와 디스플레이 건식식각장비(드라이에처) 등에 주력한다. 테라세미콘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열처리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증착·식각에서 열처리까지 다양한 장비군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열사 통합작업은 중복된 조직을 통폐합하고, 신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실리콘사이클(반도체주기) 등 통상 3~4년을 주기로 호황·불황을 반복하는 등 부침이 심한 첨단업종에서 중장기적으로 생존가능한 체질을 만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업체들이 합병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태양광 시장에서는 글로벌 1위를 내달렸던 독일 큐셀이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한화에 인수됐다. 또 글보벌 반도체 장비업계 2위 미국 램리서치와 5위 KLA텐코는 현재 합병을 진행중이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과거 수년 동안 글로벌 태양광시장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2011년 이후 무려 4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경영이 안정화되면서 업황에 상관 없이 영속성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 계열사들과의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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