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경영복귀 최재호 무학 회장, 수입맥주로 활로 찾는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6.09.26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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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7일 임시주총서 '주류수입 및 유통' 사업목적 추가

최재호 무학 회장최재호 무학 회장


최근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최재호 무학 (5,110원 ▲20 +0.39%) 회장이 수입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수년간 공을 들여온 수도권 공략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자 성장세가 좋은 수입맥주를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계산이다.

2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다음달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업목적에 '주류 수입 및 판매'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미 과일소주, 전통주, 스파클링 와인 등을 취급하고 있는 만큼 수입맥주를 추가해 종합주류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복안이다.



업계는 무학이 AB인베브 자회사인 오비맥주를 비롯해 롯데주류, 하이트진로 (20,900원 ▼100 -0.48%) 등이 판매하는 수입맥주를 피해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북미지역 크래프트 맥주나 유럽의 에일맥주 등을 선보일 것으로 본다.

무학의 도전은 지난 7월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전격 복귀한 최 회장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무학은 2013년 최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하에서 서울 수도권 시장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실제 무학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3% 늘어난 128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13.9% 급감했다. 지난 연말 주력제품인 희석식 소주 '좋은데이', '화이트' 등 가격을 6% 인상한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은 줄고 수익성도 나빠진 셈이다.

여기에 충북서충주 신도시 메가폴리스산업단지 내에 창원 2공장의 약 6배에 달하는 공장을 신축하기로 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더 절실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입맥주 사업은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무학입장에선 탁월한 선택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는 수입맥주 가격 책정 방식이 수입사에 유리한 구조와 관련이 깊다.


수입맥주 유통업자는 수입원가에 주세를 적용한 뒤 유통마진을 붙여 소비자가격을 매긴다. 이는 제조원가에 제조사 이윤을 더한 뒤 주세가 붙는 국산 맥주 가격 산정 방식과 다르다. 수입맥주 판매업자 상대적으로 소비자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셈이다.

위스키, 와인, 막걸리 등이 침체기를 겪는 반면 수입 맥주는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무학이 이 시장에 뛰어든 배경이다. 올 상반기 맥주 수입량은 전년 동기보다 23.7% 늘어난 7761만달러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 복귀 이후 무학이 수도권 공략을 위한 조직 재편과 신사업 추진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지역 소주업체를 넘어 종합주류회사로 변신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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