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농심, 5년만에 사리면 재출시…오뚜기와 '진검승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6.09.08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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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점유율 80%인 사리면 시장 재진출…진짬뽕'으로 꺾인 자존심 회복+점유율 확대 노려

[단독]농심, 5년만에 사리면 재출시…오뚜기와 '진검승부'


농심 (393,000원 ▲3,000 +0.77%)이 5년 만에 사리면 시장에 재도전한다. '혼밥', '혼술' 열풍 속에 사리면 시장의 성장 조짐이 보이는데다 오뚜기 (435,500원 ▲4,500 +1.04%)에게 빼앗긴 라면시장 점유율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농심 사리면'을 출시했다. 농심이 사리면 시장에 재도전한 것은 2011년 사업을 접은 후 5년 만이다. 당시 농심은 '녹차사리면'과 '호박사리면' 등을 선보였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실익이 없다고 판단, 단종시켰다.



이번에 출시된 농심 사리면은 5개들이 한 묶음이 홈플러스, 롯데마트에서 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 개에 198원꼴이다. 사리면 시장 1등 제품인 '오뚜기 라면사리'가 홈플러스에서 5개에 1550원, 롯데마트에서 1400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30% 이상 싸다.

농심의 제면기술을 살려 면발을 타사보다 얇고 쫄깃하게 만들어 찌개에 넣었을 때 국물이 면발에 더 잘 스며들고, 잘 퍼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조리시간도 3분30초로 타사대비 1분 짧다.



농심이 사리면을 재출시한 것은 오뚜기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굳히고, 하반기 라면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스테디셀러인 안성탕면을 리뉴얼하고 부대찌개면, 콩나물뚝배기 등을 출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농심은 2014년까지만 해도 라면시장 점유율 64%를 지켜온 최강자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오뚜기가 '진짬뽕'으로 맹추격에 나서면서 올 상반기 기준 점유율이 54%까지 떨어졌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연 매출 2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사리면 시장에서 오뚜기는 지난해 기준 점유율 82.1%를 차지하는 지배적 사업자다. 그 뒤를 삼양라면(13.6%), 팔도(3.3%) 등이 잇고 있다. 오뚜기는 올 들어 7월까지도 79%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식자재 시장에서 구축한 탄탄한 유통망으로 수년째 사리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그러나 인지도가 높은 농심이 가격 경쟁력에 제면기술, 유통망을 앞세워 도전한다면 시장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사리면 시장이 최근 '혼술', '혼밥'족 영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농심의 재진출을 부추겼다. TV프로그램에서 찌개에 라면사리를 넣는다거나, 간단히 만드는 면요리에 사리면을 쓰는 장면 등이 노출되면서 업소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사리면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가정에서도 찌개를 끓여먹을 때 사리면을 넣는 등 시장이 확대될 조짐이 보여 사리면을 재출시하게 됐다"며 "농심은 제면기술에 강점이 있고 영업망도 탄탄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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