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끝나자마자 중국 發 미세먼지 폭탄…경유차는 억울?

머니투데이 세종=유영호 기자, 이동우 기자 2016.09.0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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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전국서 미세먼지 '나쁨' 관측…전문가 "정부가 중국 미세먼지 해결에 적극성 가져야"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백로'인 7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중국발 미세먼지로 답답한 하늘을 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백로'인 7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중국발 미세먼지로 답답한 하늘을 보이고 있다. / 사진=뉴스1


문제는 중국이었다. 중국이 G20 정상회담을 위해 대기오염 저감 정책을 실시한 지난달 26일 이후 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23㎍(마이크로그램)으로 평소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 폐막과 함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정부가 애먼 경유차와 석탄 화력발전소를 겨냥하고 애꿎게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몰렸지만, 미세먼지 원인의 중심엔 중국이 있었다.



7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미세먼지(PM 10)와 초미세먼지(PM 2.5)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한때 ‘나쁨’을 기록했다. 일부 수도권의 경우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인 226㎍/㎥까지 치솟기도 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 석 달 간 한 번도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 ‘나쁨’ 단계가 없었다. 특히 중국이 G20 정상회담에 맞춰 대기오염 저감 정책을 편 기간 동안 미세먼지는 전국적으로 잠잠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기질 개선은 지난 여름 폭염을 불러온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막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남쪽으로 물러가고 지난 6일 중국과 한반도 사이 새로운 고기압이 자리 잡으며 시계방향으로 북서풍이 불어 왔다.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을 한반도에 실어 나를 여건이 만들어진 셈.

때마침 G20으로 인해 한 동안 가동을 멈췄던 중국 항저우 지방의 공장도 재가동에 들어갔다. 오는 8일부터는 상하이시의 255개 공장도 조업을 재개한다. 여기에 최근 중국 상공에 스모그를 발생시키는 대기 역전층이 생기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서해 상에 고기압이 있고 중국에서 미세먼지를 동반한 서풍이 불어오는 상황”이라며 “한반도 남동쪽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맞물려 한반도 한복판 기류는 갇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중국이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환경부는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30~50%는 중국 등 국외 발생분이며 고농도 시에는 60~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중국에 대해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국내 피해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렵고, 외교문제도 있기 때문.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며 “발생 요인을 줄이기 위한 우리의 요구가 마치 중국 정부에 대한 내정간섭처럼 여겨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매년 중국과 공동으로 발생원인에 대한 연구 및 실측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국내 유입분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국내 요인보다는 정부가 적극성을 갖고 중국요인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는 중국의 미세먼지 해결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왔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으로 적극성을 가지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경제적·기술적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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