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바이오 역량 강화하는 대기업들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6.09.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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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프리미엄 받는 바이오계열사들..지배구조 개편에도 핵심 역할

LG화학이 LG생명과학과 합병을 검토하며 바이오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LG그룹 외에도 삼성, CJ, SK 등 주요 대기업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내세우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가 차원에서도 바이오 계열사들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고 성장주로서 주목받는 산업 특성상 주가 등 기업가치 평가에서 프리미엄을 받기 때문이다.



7일 주식시장에서 LG생명과학 (67,500원 ▲500 +0.8%)은 전일대비 5.6% 내린 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과의 합병 가능성으로 전일 5% 급등했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하루만에 급락세로 전환했다. LG화학 (357,500원 ▼500 -0.14%)은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신성장동력' 바이오 역량 강화하는 대기업들


증권가에서 LG생명과학과 LG화학의 합병 검토는 신약 개발 등 바이오 부문에 투자 여력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오기업인 LG생명과학에 투자한 투자자 입장에서 LG화학과의 주식교환은 반갑지 않은 이슈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LG화학 입장에서는 바이오 사업이 추가되면서 가치 평가 측면에서 프리미엄이 확보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병 비율 등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LG생명과학에 불리한 비율로 합병이 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바이오업종의 경우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부여받아 밸류에이션(적정주가 평가)이 높은 편이다. LG생명과학의 경우 지난해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88배인데 비해 LG화학은 PER 21배로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가나 기업가치 평가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LG그룹 외에도 SK, CJ, 삼성 등 주요 그룹사들 역시 핵심 계열사에 바이오 사업부를 두고 투자 확대 등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 바이오벤처기업인 메타볼릭스 핵심자산을 인수하기로 하고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재현 CJ회장 사면 이후 그룹 내 첫 M&A(인수합병)이다. CJ제일제당이 신사업으로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바이오사업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확인시켜줬다.

SK 역시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 SK케미칼 등 바이오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를 통한 신약 개발에 집중, 미국 3상에 들어가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주사인 SK가 손자회사였던 SK바이오텍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했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같이 그룹 내에서 향후 미래 전략에 대한 그림과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등을 담당하고 있는 지주사의 기업가치 평가에서도 바이오 사업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경우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앞두고 바이오부문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고 연내 코스피시장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10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는 6조원 안팎으로 평가받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그룹이 바이오사업에 관심을 두는 것은 성장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확대 측면과 함께 성장 프리미엄으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오너 지분율이 높은 지주사 등 핵심계열사에 바이오 사업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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