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지는 증권사, 들어갈 문 좁네…취업시즌 시작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김유경 기자 2016.09.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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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신입공채 지난해보다 30% 줄어들 듯…100명 부서에 1~2명꼴

증권사 하반기 신입 공채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증권 업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데다 M&A(인수합병)와 매각 이슈가 부각되며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덩치 커지는 증권사, 들어갈 문 좁네…취업시즌 시작


8일 머니투데이가 국내 주요 증권사 13곳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증권사 신입 공채 규모를 조사한 결과, 채용예정 인원은 300명을 밑돌고 있다. 임직원 수 대비 신입사원 채용 비율은 평균 1%대에 그쳐 지난해 증권사 평균 신입사원 채용률 2.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채용 시기와 규모가 확정된 곳은 4~5곳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투자증권(100명), 신한금융투자(70명) 키움증권 (132,000원 ▲3,800 +2.96%)(10명)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할 계획이다. 9월 말 채용 공고를 준비 중인 삼성증권 (39,400원 ▲1,550 +4.10%)도 지난해(60명)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을 제외한 증권사 대부분은 채용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채용 여부를 심사숙고하는 분위기다. 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은 지난해 채용규모(50명)의 절반 수준인 20~30명만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증권사 채용 규모, '현상유지' 또는 '미정'= 증권업계 공채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대형 증권사들의 잇따른 M&A 영향이 크다. 올해 들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초대형 IB'(투자은행)의 자기자본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대형 증권사들이 M&A를 단행했거나 염두에 두면서 인력 재편 및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 (8,100원 ▲550 +7.28%)(옛 KDB대우증권)의 경우 9월 말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나 모집인원이 미정이다. 지난해 채용 규모는 100명 정도지만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 이슈가 남아있어 이보다 적은 인원을 모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에 따른 채용 한파는 장기화 될 가능성도 크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흡수합병한 NH투자증권 (12,700원 ▲270 +2.17%)의 경우 최근 2년동안 신입 공채를 진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인 현대증권 (7,370원 ▲10 +0.1%)과 KB투자증권도 올해 신입 공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두 증권사는 지난해 각각 전환형 인턴 35명과 수시 신규채용 인원 25명을 선발했었다.


이밖에 대신증권 (15,880원 ▲310 +1.99%),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4,985원 ▲115 +2.36%) 등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진행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증권사들의 공채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수시 채용을 주로 진행하는 KB와 최근 3년간 공채를 진행하지 않은 NH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대비 70여명에 달하는 채용 인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진입장벽 높아져..변호사.전문직도 눈독=채용 인원도 줄었지만 증권사에 취업하려는 지원자 수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정보 보호 차원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3년 전부터 증권업계 침체와 함께 지원자 수도 줄고 있다"며 "과거 고연봉 '증권맨'을 꿈꿨다가 실제 처우를 보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학교를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진입장벽은 더 높아졌다. 최근 채용 및 지원 경향을 묻는 질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은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에는 인턴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 1~2년 근무하다가 신입으로 다시 지원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올해 초 증권업계 최초로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직 출신 PB(프라이빗뱅커) 5명을 채용해 눈길을 끌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지원자의 경우 입사 후 증권영업 직무 수행이 즉시 가능한 사람이 상당수"라며 "최근에는 금융업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금융공학 등 이공계열 지원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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