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당주'에 쏠리는 눈…반등 노릴까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6.09.0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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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국내 상장 중국기업 배당 재개…헝셩그룹 연말 배당 나서

불투명한 재무정보나 불공정거래 시비 등으로 '차이나 디스카운트'(China Discount)에 시달려왔던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이 '통 큰 배당'을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중국 완구업체인 헝셩그룹 (275원 ▲2 +0.73%)은 중국기업들 중 처음으로 연말 배당 계획을 알렸다. 지난 5일 헝셩그룹은 이익환원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회계년도를 기준으로 연결순이익의 15%에 달하는 금액을 배당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날 주가는 30% 상한가까지 급등한 뒤 마감했다.



앞서 크리스탈신소재 (1,133원 ▼22 -1.90%)는 지난달 8일 순이익 15% 중간배당을 결정하며 3년 만에 중국기업 배당 물꼬를 텄다. 주가는 공시 당일과 이튿날 2% 가량 올랐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연말에도 두번째 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배당성향이 높은 해외기업 배당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의 배당성향도 국내 기업들에 비해 높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을 기준으로 한국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평균 16.75%로 중국(31.57%)보다 14.82%포인트 낮았다. 한국은 조사 대상 51개국 중 유일하게 20%대를 하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로스웰도 연내 배당 계획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단, 문제는 배당이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상한가에 마감했던 헝셩그룹은 이날 10.02% 하락한 3860원에 장을 마감했다. 헝셩그룹의 반등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던 중국기업들도 상당수 하락 전환했다.

이익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크리스탈신소재의 경우 지난달 주식 6162만2771주에 대해 약 18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15%로 높은 편이지만 주당배당금은 29.8원, 시가배당률은 0.72% 수준에 그쳤다. 헝셩그룹과 로스웰도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200억원~300억원 규모로 크지 않다.


최근 중국기업들은 2011년 고섬 사태와 올해 중국원양자원 사태로 국내 상장한 중국기업이 국내기업보다 저평가를 받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헝셩그룹과 로스웰은 연내 서울 여의도에 한국 사무소를 설립하고 투자자들과의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해 있는 중국기업은 이스트아시아홀딩스 (90원 ▲2 +2.27%), 웨이포트 (1,650원 0.0%), 완리 (21원 ▼14 -40.0%), 차이나그레이트 (12원 ▼12 -50.0%), 차이나하오란 (27원 ▼8 -22.9%) 등이다. 헝셩그룹 (275원 ▲2 +0.73%), 로스웰 (796원 ▼16 -1.97%), 크리스탈신소재 (1,133원 ▼22 -1.90%) 등 3개 기업은 2011년 이후 4년여 만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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