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락·금리 인상 우려에 이틀째↓…S&P 5개월 상승세 '끝'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9.0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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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유가 급락·금리 인상 우려에 이틀째↓…S&P 5개월 상승세 '끝'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급락과 경기지표 호조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5개월간 이어지던 월간 상승세를 마감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5.17포인트(0.24%) 하락한 2170.9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53.42포인트(0.29%) 내린 1만8400.8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9.77포인트(0.19%) 떨어진 5213.22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8월 한 달간 S&P500과 다우 지수는 각각 0.2%와 0.1%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1% 상승했다.

이날 증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 이상 급락한 것이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에너지 업종이 1.37% 하락했고 원자재 업종도 0.92% 밀렸다.



경기지표 호조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 고용지표 호조 지속, 금리 인상 가능성↑
미국의 8월 민간 신규고용자 수가 예상을 웃돌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날 고용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8월 신규 고용이 17만70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7만5000명을 웃돈 것이다. 지난 7월 민간 신규고용자 수도 기존 17만9000명에서 19만4000명으로 대폭 상향조정됐다.


ADP 고용지표는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를 통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할 고용지표들의 동향을 미리 파악하곤 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내달 2일 발표될 예정인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일자리 수를 모두 합한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전체 신규고용자 수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선 비농업부문에서 18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보다 7만5000명 줄어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고용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RB 위원들이 지난 몇일 새 향후 경기지표에 주목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다.

전날 스탠리 피셔 FRB 부의장은 블룸버그TV에 출연,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경기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고용이 완전 고용에 거의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2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호조를 이어간다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FRB가 오는 9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34% 정도로 봤다. 시장에선 여전히 12월이 좀 더 유력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달 초 조사에서 36%의 가능성을 점쳤던 트레이더들은 최근 조사에서 59%로 전망치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 중서부 지역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에 못 미치고 직전월보다도 후퇴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시카고지부가 집계한 8월 PMI는 51.5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54.0보다 낮고 직전월(7월) 기록인 55.8에도 못 미친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위로는 확장을 아래로는 위축을 나타낸다.

◇ 부동산 경기도 ‘맑음’… 기존 주택매매 지수 10년 만에 두 번째로 높아
고용 호조와 낮은 금리에 힘입어 미국 부동산 경기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신규 주택매매가 약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데 이어 기존 주택매매도 10년 만에 2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이날 7월 기존 주택매매 지수가 전월 대비 1.3% 상승한 111.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4% 높아졌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 0.7% 증가를 웃도는 것은 물론 주택버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 11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반면 6월 지수는 109.9로 하향 조정됐다. 0.2% 상승에서 0.8% 감소로 크게 낮아졌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을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더 많은 이들이 주택매매에 나선다는 것은 주택시장에 호재”라며 “여전히 재고 물량이 적어 주택 구입 희망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고 충분히 둘러볼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도 대부분 호조를 나타냈다. 북동부 지역 지수는 0.8% 상승한 96.8을, 남부 지역은 0.8% 오른 123.0를 기록했다. 서부 지역은 7.3% 상승한 108.7로 각각 조사됐다. 반면 중서부 지역은 2.9% 하락한 105.8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기존 주택매매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기존 주택매매는 전월대비 3.2% 감소한 539만호(연간 환산)를 기록했다.

미국 부동산 경기는 대부분 지표가 호조를 가리키고 있다. 전날 발표된 6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지수는 전년대비 5.1% 상승했다. 전월보다 0.1% 감소했지만 주택가격이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7월 신규 주택매매 역시 65만4000건으로 전월대비 12.4% 증가했다. 2007년 10월 이후 약 9년 중 최대 증가폭이다. 앞서 시장은 주택매매가 전월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로 남부 주택매매가 전월대비 18.1% 증가해 2006년 7월 이후 가장 큰 호조를 나타냈다. 중서부 역시 2007년 11월 이후 가장 강한 수요를 보였다. 반면 서부지역 신규주택매매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이어갔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주간 30년물 모기지금리는 3.43%로 사상 최저였던 2012년 3.31%에 근접했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 구입 수요가 증가했고 모기지 금리도 역대 최저치에 근접하면서 주택 구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국제유가, 美 원유재고 증가에 급락…WTI 3.6%↓ 45달러 아래로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5달러(3.56%) 급락한 44.7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33달러(2.75%) 내린 47.0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WTI와 브랜트유는 8월에만 각각 약 11%와 8% 급등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정유회사들이 생산을 줄인 반면 원유 수입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23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S&P글로벌 플랫츠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보다 60만배럴 많은 수준이며 전날 전미석유협회(API) 예상치 94만2000배럴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인도 지역인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110만배럴 감소했다.

휘발유 재고는 70만배럴 감소, 시장 예상치 120만배럴 감소에 못 미쳤다. 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하는 정제유 재고는 150만배럴 늘었다. 시장 예상치는 15만7000배럴 감소였다.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량은 하루 평균 6만4000배럴 감소한 반면 원유 수입은 하루 평균 25만4000배럴 증가했다.

◇ 엔/달러 1개월 최고, 금값 0.4%↓
고용지표 호조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달러는 제조업 지표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오후 들어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3% 하락한 96.02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96.26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1% 상승한 1.115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44% 오른 103.40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이 고용지표 호조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으로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1달러(0.4%) 내린 1311.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이후 최저 가격이다. 8월 한 달간 국제 금값은 3.4% 내렸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3센트(0.2%) 오른 18.71달러에 마감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8.1% 떨어졌다.

구리는 전날 수준에 머물렀고 8월 전체로는 6.5% 하락했다.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0.3%와 1.2% 내렸다. 월간 기준으로는 각각 8.4%와 5.6% 하락했다.

◇ 유럽증시, 경기지표 부진·유가 급락에 일제히 내려
유럽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과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1.22포인트(0.35%) 하락한 343.53을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0.61% 내린 1만592.69를, 영국 FTSE 지수는 0.58% 하락한 6781.51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는 0.43% 떨어진 4438.2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 증시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 확산됐다. 이는 직전월(7월)과 같은 수준이지만 시장 전망치인 0.3%는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유로존 국가들의 경기가 흔들리고 있으며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내달 8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 정책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ECB의 목표치인 2%를 한참 밑돌고 있다.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는 2018년에서야 물가상승률이 1.6%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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