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이민지씨(31·가명)는 4년 전인 2012년 이맘때 한진해운 주식을 1만5000원대에 매수했다. 사회 초년생시절, 한진해운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주식을 샀다. 실제 2011년 5월과 비교하니 절반 가격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거래계좌의 수익률은 –94%다.
이는 상장폐지 심의 중인 대우조선해양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다. 10만8800명에 달하는 대우조선해양 개인투자자는 평균 425만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3년 전만해도 2860만원의 가치를 가진 주식량이었으나 6분의 1토막이 났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걱정은 더 커졌다. 주식을 팔고 싶어도 매매가 정지돼 거래를 할 수 없다. 한진해운의 거래정지는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을 때까지 계속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미 기관과 외국인은 한진해운에서 손을 땐지 오래다. 올 들어 전체 거래량의 90% 이상이 개인이다. 순매수 금액도 개인만 222억원이고, 기관, 외국인은 모두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만약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거절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통해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가능한 빨리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한진해운의 청산가치가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한진해운의 영업이 사실상 마비되는 만큼 기업 가치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 1년 만에 4분의 1토막이 난 주식이 더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오후에 거래정지가 된 지난 30일에만 주가가 24%급락했다.
만약 두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주주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법정관리에 돌입한 기업들은 대부분 감자를 실시했다. 회생과정과 매각과정서 채권단이 손실을 보면 주주는 그 이상으로 권리를 줄여야 한다는 법리적 해석 때문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 회생채권, 주주의 순으로 변제에 있어서 차등을 둬야한다. '공정·형평의 원칙'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모두 2011년 주가가 4만원이 넘었던 회사"라며 "이후 주가가 떨어지자 이미 바닥권이라는 인식이 퍼지며 추가 매수에 나선 사람도 많아 큰 손실을 본 투자자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