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100억 제안 거절하고..야구게임으로 컴백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6.09.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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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식 지트릭스 대표, 판타지 스포츠 '판타지스타디움' 개발 "내년 美 공략"

"16년 전 국내 최초의 모바일 야구게임을 만들었던 초심으로 돌아가 스포츠 소셜 카지노 시장을 선점하겠다."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지트릭스 본사에서 만난 김도식 대표는 2001년 국내 최초 야구 모바일게임 '포켓야구'를 개발한 1세대 모바일 게임 개발자다. 간단한 숫자 조작만으로 역동적인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포켓야구'는 당시 오목이나 카드 게임 일색이었던 국내 모바일 게임의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켓야구'는 당시 국내 최초 100만회 다운로드 기록을 세웠다. 다운로드 비용이 15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익을 거둔 셈이다. 김 대표는 이후 복싱, 테니스,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장르 전문 게임시장을 개척했다.



김 대표는 "당시 월정액 모델도 도입해 연간 25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 자신감이 넘쳤다"며 "야후에서 100억원의 인수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거절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16년 만에 판타지 스포츠 장르의 '판타지스타디움'을 갖고 모바일 게임 업계로 돌아왔다. 김 대표는 '포켓야구' 이후 온라인 RPG(역할수행게임) 게임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도식 지트릭스 대표 /사진제공=지트릭스김도식 지트릭스 대표 /사진제공=지트릭스


'판타지스타디움'은 김 대표가 '포켓야구'를 개발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내놓은 승부수다. 김 대표는 17년간 사회인 야구단으로 활동할 만큼 야구광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를 아이템으로 다시 게임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야구를 좋아하고, 놀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판타지 스포츠는 유저들이 직접 가상의 스포츠 구단을 만들어 실제 선수들의 성적과 연동돼 다른 사람들과 대결하는 게임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40% 넘는 성장을 보일 만큼 블루오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단순 대결 게임인 미국과 달리 TCG(트레이딩카드게임) 요소를 추가해 게임 성격을 강화했다"며 "판타지 스포츠가 도박 성격이 많지만 '판타지스타디움'은 스포츠 소셜 카지노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TCG 요소를 위해 프로야구 웹툰으로 유명한 최훈 작가와 손잡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야구 선수협회 등과 초상권 사용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캐릭터 카드를 만들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6월 OBT(공개서비스)를 시작한 뒤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150만명이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하루 방문자의 60%가 재접속을 할 만큼 게임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성장이 정체된 국내 스포츠 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내년엔 글로벌시장 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트릭스는 이달 미니프린터 전문기업 세우테크 (392원 0.00%)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 자금은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아이템으로 한 글로벌 버전 '판타지스타디움'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판타지스타디움'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테스트 성격"이라며 "5000만 유저 공략이 가능한 미국 판타지 스포츠 시장에서 '판타지스타디움'으로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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