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한·일, 역사 직시하되 미래지향적 관계 만들어야"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16.08.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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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상보)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사…"대기업 노조, 청년·비정규직 위해 양보해야"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한·일 관계에 대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냉철한 현실 인식에 바탕을 둔 선제적이고도 창의적인 사고"라며 이 같이 역설했다. 한일 양국은 12일 10억엔(약 109억원) 규모의 위안부재단(화해·치유재단) 출자 절차에 돌입키로 합의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의 운명이 강대국들의 역학관계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피해의식과 비관적 사고를 떨쳐내야 한다"며 "우리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번영의 주역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능동적이고 호혜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며 71주년을 맞는 광복의 정신을 되살리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해 박 대통령은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자위권적 조치였다"며 "저는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는 이런 문제는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만약 국가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방법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관련, 박 대통령은 "오늘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북한 당국에 촉구한다"며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 도발 위협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 국민을 위협하고, 대한민국을 위협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하면 할수록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경제난만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북한 당국은 더 이상 주민들의 기본적 인권과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영위할 권리를 외면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 당국의 잘못된 선택으로 고통 속에 있는 북한 주민들의 참상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라도 인류의 보편가치를 존중하고 국제적 의무와 규범을 준수하는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바란다"며 "우리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통일전선 차원의 시도도 멈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당국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온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평화와 공동번영으로 나아가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노동개혁에 대해 박 대통령은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경제의 고용절벽을 막기 위해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국가 생존의 과제"라며 "기업주는 어려운 근로자의 형편을 헤아려 일자리를 지키는 데 보다 힘을 쏟아주고, 대기업 노조를 비롯해 조금이라도 형편이 나은 근로자들은 청년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해 한걸음 양보하는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며 "청년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자신의 기득권을 조금씩 내려놓고 노동개혁의 물꼬를 트는 데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이 신산업 진출을 두려워하여 머뭇거린다면 경제의 역동적 발전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산업구조의 새 판을 짜는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 R&D(연구·개발) 시스템의 근본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 수준의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신산업 창출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교육이 진정한 '기회의 사다리' 가 될 수 있도록 꿈과 끼를 길러주는 현장 중심의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스펙이 아닌 개개인의 역량이 평가받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가치관과 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각자의 재능을 찾아내 국가발전의 원동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는 결코 변화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없다"며 "그것은 우리 스스로를 묶어버리고, 우리 사회를 무너뜨리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다시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도전과 진취, 긍정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며 "모든 것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자본도, 자원도, 기술도 없던 시절에도 맨주먹으로 일어섰던 우리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풍부한 자본까지 가지고 있는 지금 못해 낼 것이 과연 무엇이 있겠느냐"며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함께 가는'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 노력하면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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