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16]당당했던 신태용호, 무엇을 남겼나

뉴시스 제공 2016.08.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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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오리존치(브라질)=뉴시스】 장세영 기자 = 한국 신태용 감독이 14일 (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온두라스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박수를 치고 있다. 2016.08.14.<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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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think@newsis.com【벨루오리존치(브라질)=뉴시스】 장세영 기자 = 한국 신태용 감독이 14일 (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온두라스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박수를 치고 있다. 20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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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오리존치=뉴시스】이윤희 기자 = 2016 리우올림픽을 목표로 1년 반 동안 달려온 신태용호가 긴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4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 리우올림픽 8강전에서 0-1로 졌다.

한국은 대회 조별리그에서 C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 올림픽 2회 연속 4강에 도전했지만 온두라스전 패배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목표로 내걸었던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신태용호가 보여준 행보는 아쉬움보다 기대감의 연속이었다.



◇거침없이 써내려간 기록행진

신태용호는 지난해 3월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 가운데 출범했다.

선수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라 불렸던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창의적인 팀이 꾸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고, 뚜렷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어 '골짜기 세대'라는 오명을 쓴 대표팀이 리우올림픽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신 감독의 지휘아래 빠르게 모양새를 갖췄다.

리우올림픽을 향한 첫 번째 관문은 올해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이었다.
【사우바도르(브라질)=뉴시스】 장세영 기자 = 8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 조별리그 예선 2차전 한국대 독일 경기에서 한국 류승우가 권창훈과 교체되어 들어가고 있다. 2016.08.08.<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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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hink@newsis.com【사우바도르(브라질)=뉴시스】 장세영 기자 = 8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C 조별리그 예선 2차전 한국대 독일 경기에서 한국 류승우가 권창훈과 교체되어 들어가고 있다.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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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겸하는 이 대회에서 신태용호는 준결승에서 만난 개최국 카타르를 눌러 한국의 올림픽 8회 연속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비록 결승에서 만난 일본에 2-3으로 역전패해 빛이 바랬으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은 세계에서도 전무한 기록이었다.

기량을 갈고 닦은 신태용호는 리우올림픽 첫 경기부터 기록 잔치를 벌였다.



대표팀은 지난 5일 피지와의 대회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8-0 승리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남자 축구가 올림픽에서 거둔 최다 득점이자 최다골차 승리였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축구연맹(FIFA) 대회에서 거둔 최다골이자 최다 득점차 승리기도 했다.

더불어 신 감독의 애제자인 류승우(23·레버쿠젠)는 피지전 3골1도움을 기록, 한국 남자 축구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을 포함한 FIFA 주관대회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어진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신태용호는 승승장구했다. 독일과의 2차전에서 3-3으로 비겼고, 멕시코와의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해 한국 축구사에서 네 번째로 올림픽 8강 무대를 밟게됐다.



조별리그 최종 성적은 2승1무(승점 7). 한국 축구가 역대 올림픽에서 기록한 최다 승점이었다. 아울러 역대 올림픽에서 최초로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다.

◇한국판 공격축구

한국 축구에 공격적이라는 수식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브라질리아(브라질)=뉴시스】고범준 기자 =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C조 예선 최종경기, 한국 권창훈(16번)이 후반 결승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16.08.11.<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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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jko@newsis.com【브라질리아(브라질)=뉴시스】고범준 기자 =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C조 예선 최종경기, 한국 권창훈(16번)이 후반 결승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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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늪 축구'라 불릴 만큼 수비를 중시한다. 수비수 출신인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전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림픽대표팀의 신 감독은 호기롭게 공격축구를 외쳤다. 프로팀 시절부터 이어온 자신의 색깔을 대표팀에도 입히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그리고 실제로 섞이기 어려워 보였던 한국대표팀과 공격이라는 두 단어가 신태용호 안에서 뒤섞였다.



신 감독은 부지런히 공격진을 조련해나갔다. 권창훈(22·수원)과 문창진(23·포항), 류승우, 황희찬(20·잘츠부르크) 등 걸출한 자원들을 품에 안으면서 공격진은 신태용호의 최대 강점으로 자리잡았다.

손흥민(24·토트넘)과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 등 성인대표팀의 공격수들이 와일드 카드로 합류하면서 화력은 배가됐다.

신태용호의 공격진은 올림픽 본무대에서도 기대에 부응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12골을 뽑아냈다. 특히 우승후보로 꼽히는 독일과 난타전을 벌이며 3-3으로 비기는 명승부를 연출, 국제축구연맹(FIFA)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국판 공격축구가 세계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신태용호가 보여줬다.

◇무럭무럭 자라날 '신태용의 아이들'

4년전 런던대회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축구대표팀은 3위에 오르며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뉴시스】 장세영 기자 = 한국 정승현이 14일 (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온두라스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온두라스 수비수에 앞서 공중볼 따내고 있다. 2016.08.14.<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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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think@newsis.com【벨루오리존치(브라질)=뉴시스】 장세영 기자 = 한국 정승현이 14일 (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 온두라스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온두라스 수비수에 앞서 공중볼 따내고 있다. 20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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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주축으로 활약했던 기성용(27·스완지시티), 구자철(27), 지동원(25·이상 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27·광저우 에버그란데) 등은 현재 성인대표팀에서 맹활약 중이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으나 충분한 경쟁력을 선보인 신태용호의 구성원들 역시 향후 한국 축구를 지탱할 재목임이 틀림없다.

이미 성인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장현수(25·광저우 R&F), 손흥민, 석현준, 권창훈 등은 이번 대회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했다.



아울러 신태용호의 막내 황희찬은 몸을 사리지 않는 저돌적인 플레이로 대표팀 공격의 첨병 여할을 했다.

올림픽 대회 기간 슈틸리케 감독이 "황희찬은 기존에도 좋은 선수로 생각했지만 이번 올림픽 두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지금까지의 평가보다 더욱 돋보였다. 기대를 갖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평했을 정도다.

수비진에서는 정승현(22·울산)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정승현은 주장 장현수와 짝을 이뤄 약점으로 지적되던 신태용호의 뒷문을 단단히 지켰다. 빠른 발은 물론 제공권에 투지까지 갖춰 차세대 수비수로 발돋움하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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