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후 '라니냐'…농산물·원유 ETF 대박날까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6.08.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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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후 '라니냐'…농산물·원유 ETF 대박날까


폭염이 지나고 가을부터 이상 한파와 가뭄을 동반하는 '라니냐'(La Nina)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작황 부진이 가격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농산물을 비롯해 천연가스, 원유 ETF(상장지수펀드) 및 ETN(상장지수증권) 등이 투자 대안으로 거론된다.

8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농산물과 원유 ETF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KODEX 콩선물(H)'와 'TIGER 농산물선물(H)'은 각각 전 거래일 대비 2.08%, 1.05% 상승했고 '신한 옥수수 선물 ETN(H)'도 0.25% 올랐다. 'TIGER 원유선물(H)'은 0.51%, 'KBSTAR 미국원유생산기업(합성H)'은 0.97%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가을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50~65%에 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라니냐란 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는 현상으로, 가을 가뭄과 겨울 한파를 불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가을부터 여름까지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이상 기온 현상으로 곡물 수확량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하고, 한파에 따라 난방유 수요가 증가해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7월초 이후 유가가 15% 가량 하락하고 옥수수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원유 ETN과 옥수수 ETN 비중을 늘릴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라니냐가 발생했던 지난 2010년과 2011년은 농산물 EFT에서 대박이 터졌던 시기다. 2010년 7월 발생한 라니냐 이후 12개월 동안 CBOT(시카고선물거래소)의 밀 선물은 21%, 대두 선물은 39%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뉴욕시장에서는 설탕 기준물이 67% 폭등하기도 했다.


이 결과 로저스 국제 농업 상품 ETF(RJA)의 경우 그해 9월부터 6개월간 43%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1년 동안 52.24% 상승률을 보였다. 파워쉐어즈 DB 농산물 더블 롱 ETF(DAG)는 같은 기간 86.55%, 62.55% 급등했다. DAG는 밀과 옥수수, 콩, 면화에 각각 25% 투자한 레버리지 2배 상품이다.

이런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올해는 특히 라니냐와 연관된 국제유가 가격상승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30달러 중후반대에서 그칠 것"이라며 "라니냐로 인한 한파로 난방유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을 종합하면 4분기에 국제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과거에 비해 ETF와 ETN 거래량이 증가하고 종목수도 다양해짐에 따라 수익률 상승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부터 지난 5일까지 관련 ETF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20.4%, 'KBSTAR 미국원유생산기업(합성 H)'은 10.38%, 'KODEX 콩선물(H)'는 10.1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에 투자할 경우도 라니냐로 인한 연쇄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원자재 구매비용이 증가, 식품업체들의 실적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반면 비료나 농약 등 작황 방어기업들의 경우 수요증가로 실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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