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자 없는 IB 지원책=금융위원회는 2일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외국환업무 등이 허용되고 8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어느 한 증권사가 수혜를 독점할 수 없도록 단계적인 지원책으로 결정된 데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계적인 지원책은 대형증권사 사장단이 요구했던 부분"이라며 "자기자본이 가장 큰 미래에셋조차 자기자본 요건 8조원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본 조달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도 당장 8조원으로 증자하기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A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미래에셋이 자기자본 8조원으로 급격하게 규모를 키우기는 힘들 것"이라며 "IMA는 다른 금융상품과 큰 차이가 없고 부동산 담보신탁은 기존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4~5년 정도 체력을 키워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4조 이하 증권사들, 증자 나설까=초대형 IB 육성방안과 관련한 또다른 관심사는 자기자본 4조원 이하의 증권사들이다. 선두 증권사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증자가 필수적인데 최소 6000억원 이상을 늘려야 하다 보니 실익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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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IB 육성방안은 그동안 증권업계가 고대하며 기다려온 조치"라며 "이번 방안이 IB에 대한 진일보한 체계와 인센티브를 제시함으로써 그동안 잠자던 업계의 ‘야성적 충동’과 ‘무한경쟁’을 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발행어음, 기업환전 등 외국환 업무가 4조 미만 금융투자업자에 대해 적용되지 않은 것 등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는 일부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무리한 증자로 4조원 이상으로 키우더라도 실제로 얼마나 실익이 있을지 알 수 없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낮아진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어음 허용시 조달금리가 낮기 때문에 증권사 수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이 4조원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