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항암제요? 환자하고 궁합 맞아야죠"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6.07.2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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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바이오人]조상래 젠큐리스 사장 "폐암 시작으로 암종 확대할 것"

조상래 젠큐릭스 사장/사진제공=젠큐릭스조상래 젠큐릭스 사장/사진제공=젠큐릭스


말기 폐암 환자 A씨는 대형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는다. 하루가 다르게 몸은 말라가고 병세는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희망의 끈을 놓을 무렵 의사는 다른 항암제를 써보자고 한다.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A씨와 비슷한 일을 겪는다. 여러 항암제를 써봐도 나아질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약값 부담에 가족들은 지쳐간다. 환자는 묻는다. "나한테 맞는 항암제는 없나요?"



젠큐릭스 (2,755원 ▼95 -3.33%)는 이 질문에 답하는 기업이다. 조상래 젠큐릭스 사장은 "암 환자마다 유전적 특성이 있는데 젠큐릭스는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주는 일을 한다"며 "한마디로 환자와 약의 궁합을 봐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 환자에게 잘 맞지 않는 약을 써봐야 효과는 별로 없고 약값만 천정부지로 든다. 젠큐릭스는 '동반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최적의 약을 찾아준다. 환자는 약 선택에 있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된다.



동반진단은 아직 국내에는 생소하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기술이자 절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만 하더라도 항암제를 개발할 때 반드시 동반진단을 하도록 규정했다. 항암제가 어떤 유전적 특징을 가진 환자에게 적합한지 미리 밝혀야 한다. 환자와 환자 가족, 보험재정 절감 등 모두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진스웰BCT 검사 과정/사진제공=젠큐릭스진스웰BCT 검사 과정/사진제공=젠큐릭스
암 진행 정도(예후)를 살펴보고 암 환자에게 맞춤형 약 정보도 제공한다. 예후진단 서비스는 유방암에 집중돼 있다. 유방암 예후진단은 '진스웰BCT'라는 키트를 통해 이뤄진다. 조기 유방암 환자의 암 조직에서 유전물질(RNA)을 추출한 뒤 분석해 암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량을 분석한다.

젠큐릭스는 유방암 발병에 주요한 9종류의 바이오마커를 발굴한다. 바이오마커는 단백질이나 DNA, RNA 등을 이용해 약물에 대한 반응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를 말한다.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진스웰EGFR 돌연변이 테스트를 진행한다. 폐암의 대표적인 바이오마커인 EGFR 유전자 중 exon 18,19,20,21 돌연변이 여부를 살핀다. 이를 통해 항암치료 효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한다. 젠큐릭스는 폐암을 시작으로 위암, 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조 사장은 "항암제마다 치료 단계별로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정도가 달라 환자로서는 자신에게 맞는 항암제라도 해도 자기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시행착오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낭비와 항암치료 고통을 생각하면 동반진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동반진단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 폐암 항암제가 A,B,C,D 네 종류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A,B,C를 거친 다음 D로 가야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구조에서 환자가 동반진단에 의해 곧바로 D로 갈 경우 약값은 전액 자기 부담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동반진단 제품 협력심사 체계 마련을 진행하고 있어 동반진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사장은 "암 환자들의 치료를 돕고 보험재정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동반진단 가능한 암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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