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내년 한국서 ASEM 경제장관회의 개최" 제안

머니투데이 울란바토르(몽골)=이상배 기자 2016.07.15 10:45
글자크기

[the300] (상보) 몽골 ASEM 정상회의서 첫번째 선도발언…라오스·베트남·EU와 연쇄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은 ASEM(아셈·아시아·유럽미팅) 정상회의에서 지난 13년간 개최되지 못한 아셈 경제장관회의를 내년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14∼18일(이하 현지시간) 4박5일 간 몽골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15일 아셈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돌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막된 아셈 정상회의 전체회의에서 첫번째 선도발언자로 나서 "이번 아셈 정상회의가 역내 자유무역, 포용적 성장, 창조혁신의 확산에 추동력을 제공하기 바란다"며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내년 한국에서 아셈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셈 경제장관회의는 2003년 7월 중국 다롄 회의가 마지막이었다. 당초 2005년 9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주최 측인 네덜란드가 인권 문제가 발생한 미얀마의 수석대표에 대한 비자발급을 거부하면서 고위급 회의로 대체됐다. 이 문제에 대해 ASEAN(동남아시아 국가연합) 국가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아셈 경제장관회의는 13년간 중단됐다.

또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협력의 증진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아셈의 효용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이제 아셈 차원에서도 자유무역의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를 통해 국가간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협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 돌진으로 70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박 대통령은 "프랑스 니스에서 테러일 가능성이 있는 잔인한 행위로 무고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그 가족과 프랑스 국민들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테러 행위는 용납돼선 안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이 첫번째 선도발언자로 정해진 것에는 총리가 아닌 국가원수인데다 한몽 정상회담 등을 위해 몽골을 공식방문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이날 선도발언은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체코 EU(유럽연합) 등 6개국이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셈 정상 도착 및 인사 교환 행사에서도 가장 높은 의전 서열을 적용받아 행사장에 가장 마지막에 도착했다. 의전 서열은 대통령-총리-장관 순이며 대통령 중에선 재임 기간이 고려됐다.


아셈 정상회의 전체회의가 진행되는 도중 박 대통령은 라오스, 베트남, EU와 차례로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그러나 한중·한일 정상회담은 계획돼 있지 않다.

박 대통령은 오전 11시 통룬 시술리트 신임 라오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4월 라오스 신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간 협력기반 구축 방안과 북핵 문제 등 양국 관심사에 대해 논의한다. 라오스는 올해 ASEAN 의장국이다.

오전 11시40분엔 4월 취임한 응웬 쑤언 푹 신임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를 모멘텀 삼아 양국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어 박 대통령은 오후 12시30분 EU 지도부의 양대축인 도날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한-EU 관계와 대북제재 공조 방안 등 한-EU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이번 정상회의는 '아셈 20주년: 연계성을 통한 미래 파트너십'(20 years of ASEM: Partnership for the Future through Connectivity)을 주제로 개최된다. 아시아와 유럽 정상들이 △아셈의 성과와 비전 △아시아-유럽 간 연계성 증진 방안 △북핵 문제 등 주요 지역·국제 이슈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회의에선 지난 20년간 아셈이 거둔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비전을 담은 '울란바토르 선언' 등의 결과문서가 채택될 예정이다. 회의에는 박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해 아시아·유럽 51개국 정상 및 각료급 인사들과 EU 및 ASEAN 측 고위인사 등이 참석한다.

이어 박 대통령은 17∼18일 몽골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우리 대통령의 몽골 양자방문은 2011년 이후 5년 만으로, 박 대통령으로선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17일 차히아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과 한몽 정상회담을 비롯해 MOU(양해각서) 서명식, 공동기자회견 등을 가질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몽골 공식방문을 통해 특히 자원부국인 몽골과의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바탕으로 △에너지 신산업, 보건 등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하고 △우리 기업의 에너지·인프라 건설 참여 등 호혜적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기타 개발협력, 인적·문화교류 등 제반분야에 걸친 양국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2011년 수립)를 내실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또 양 정상은 북핵·북한 문제 등 최근 한반도 상황을 포함한 지역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북핵・북한 문제 관련 상호협력 강화방안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협의할 예정이다. 이날 박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도 참석, 현지 동포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18일 박 대통령은 지난달 총선 결과에 따라 최근 취임한 쟈르갈톨긴 에르데네바뜨 신임 몽골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또 박 대통령은 이날 한·몽골 비즈니스포럼에도 참석, 양국 경제인 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의 몽골 방문 일정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네이버 등 109개사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이 85%를 차지한다. 몽골 현지 1대1 상담회에는 총 48개사가 참여한다. 지방기업이 21개사로 전체의 44%를 차지하고, 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도 8개사가 참가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