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도 러브콜 받은 펀드는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6.07.0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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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펀드로 자금 밀물..배당주·대형주 펀드도 인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기회삼은 투자자들이 최근 일주일간 국내 주식형 펀드를 필두로 한 위험자산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일기준으로 최근 일주일동안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958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브렉시트 결정 당일인 지난달 24일 국내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냈지만 이번주부터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면서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펀드에서 자금이 급격히 빠지면서 이 돈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와 인덱스 펀드로 고스란히 흘러 들어갔다. KODEX레버리지 ETF는 한 주동안 2789억원, KBSTAR200 ETF도 2307억원을 흡수했다. 이밖에 KINDEX200 ETF(1308억원), KODEX200 ETF(1087억원), NH-아문디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1038억원) 등에도 각각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모였다.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특히 고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데다 6월 중간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올들어 환매가 계속됐던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로 257억원,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 펀드로 203억원이 유입됐다.



달러 및 엔화 강세 국면으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강세가 예상되며 대형주 펀드도 인기를 끌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89억원), 신영마라톤 펀드(52억원) 등에도 돈이 들어왔다. 4월초 기준으로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을 17.45% 보유해 시가총액 비중(16.02%)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강세로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가장 높은 품목인 자동차와 스마트폰이 수혜를 볼 수 있다"며 "2011년 이후 원/엔 환율과 일본 대비 한국 자동차 지수 및 IT 지수는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채 펀드를 위주로 한 채권형 펀드를 사들이며 여전히 경계감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에서는 KBSTAR 단기통안채 ETF에 일주일간 3634억원이 몰렸고 삼성코리아단기채권 펀드에도 1601억원이 유입됐다. 해외 채권형 펀드 투자자의 성향은 엇갈렸다. 글로벌 채권에 분산투자해 위험성향이 다소 낮은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플러스 펀드로 1177억원이 유입된 반면 미래에셋인도채권 펀드에도 194억원으로 두번째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S&P다우존스는 인도시장 리포트를 통해 "인도중앙은행 총재가 오는 9월 임기가 끝나면 퇴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채권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총재직 후보자들이 대체적으로 더욱 부양적인 기조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도중앙은행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년래 최저인 6.50%로 동결했지만 계절성 강우가 식품가격 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린다면 올해 후반부에 금리인하를 추가적으로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여전히 흘러나온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벤트가 현 수준에서 일단락된다면 금융시장은 다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확률이 상승하는 쪽으로 반영되기 시작한다면 금리하락, 엔화강세 수혜·피해업종군의 투자심리를 되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이 공개되고 8일에는 6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파장이 진정됐다고 해서 브렉시트의 악재 소멸을 단언할 수는 없는 상태로 재하락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며 "아울러 공매도 공시제도 시행으로 현물 주식 유동성이 개별주식 선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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