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와이즈베리 제공
어머니의 말처럼 아들은 정신질환이 있는 걸까? 아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머니는 아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아오면 발작하며 분노했다. 아들의 학교 성적을 지나치게 꼼꼼히 점검했고 늘 1등을 하라고 요구했다. 아들이 다른 학생보다 뒤처지는 것을 패배로 여겼다. 그 결과 아들은 시험을 보는 중에 일시적으로 의식을 상실하는, 이른바 블랙아웃 증상까지 겪게 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자신 없고 짜증 나더니 나중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하기 싫은 일을 무조건 회피하게 됐죠. 어머니를 속여보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완벽주의는 약화되지 않았어요."
지그문트프로이트 대학교 신경과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 및 정신치료 전문의인 라파엘 M. 보넬리는 "사람들은 완벽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도 알지 못하면서 완벽을 추구하느라 애쓴다"고 지적한다. 그는 완벽주의자들에게 이상적인 목표는 절대적인 의무로 변질된다고 전했다. 고대 항해가들은 늘 북극성을 보며 뱃길을 잡았지만 정말 북극성에 닿길 바란 것은 아니다. 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상적인 목표를 세운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는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
책은 완벽에 대한 갈망이 만연한 현대 사회를 진단하면서 완벽주의의 덫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실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를 풀어내고 있다.
◇완벽의 배신=라파엘 M. 보넬리 지음. 남기철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328쪽/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