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브렉시트 '후폭풍'에 1.5%이상 급락…S&P 2000 '턱걸이'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6.28 05:13
글자크기
[뉴욕마감]브렉시트 '후폭풍'에 1.5%이상 급락…S&P 2000 '턱걸이'


뉴욕 증시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으로 일제히 급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한 때 2000선이 무너졌고 나스닥종합지수는 4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과 원자재 업종이 큰 폭으로 밀리면서 하락을 주도했고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에너지 업종도 지수에 부담을 줬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87포인트(1.81%) 하락한 2000.5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60.51포인트(1.5%) 내린 1만7140.24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3월10일 이후 최저치다.



나스닥지수는 113.54포인트(2.41%) 급락한 4594.44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증시는 브렉시트 후폭풍에 출발부터 휘청거렸다. 개장과 동시에 3대 지수가 1% 가까이 급락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이 더 커졌다. 장 막판 낙폭을 다소 만회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전반적인 금융시장 흐름은 브렉시트 직후인 24일의 축소판이었다. 등락 폭은 다소 줄었을 뿐 방향은 같았다.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 안전자산인 금과 국채로 이동했다. 영국 파운드화와 유로화 약세도 지속됐다.

업종별로는 원자재가 3.4% 급락했고 금융과 에너지도 각각 2.8%와 2.5% 밀렸다. 산업과 IT업종 역시 2% 넘게 떨어졌다. 반면 경기방어 업종인 유틸리티는 1.3% 올랐고 통신업종도 0.6% 상승했다.

◇ S&P, 英 신용등급 'AAA'→'AA'로 2계단 강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영국의 신용등급을 종전 'AAA'에서 'AA'로 2계단 강등했다.


S&P는 이날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함에 따라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S&P는 보고서에서 "(브렉시트로 인해)영국의 정책 효율성과 안정성,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영국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했고 종전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S&P는 또 스코틀랜드와 북 아일랜드가 영국 연방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S&P는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2계단 강등하고 부정적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S&P는 "부정적 전망은 경제 전망과 재정 안정성, 파운드화의 국제통화 위상 등에 대한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라며 "스코틀랜드의 독립 투표가 진행돼 영국의 법적, 경제적 통합이 위험해 질 수 있는 위험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무디스도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 英 파운드 '31년 최저치' 지속…유로화도 1% 급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가 급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파운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77% 폭락한 1.316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파운드화는 한 때 1.3151달러까지 하락하며 1985년 중순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는 무려 11.5% 폭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브렉시트 후폭풍과 유럽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어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긴급 성명에서 "영국 경제는 지금 직면한 도전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대처할 수 있고 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도 시장의 불안감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6% 하락한 1.099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4일 3년 반만에 최저치였던 1.0909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72% 상승한 96.61을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0.25% 내린 101.93엔에 거래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에 대한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WTI 2.8%↓ 47달러 아래로… 금값 2년 최고치 행진
국제 유가는 브렉시트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1달러(2.8%) 급락한 46.3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5월10일 이후 약 7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05달러(2.17%) 내린 47.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랜트유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약 7%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낮아져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국제 유가의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국제 금값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이틀째 상승하며 2년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온스당 2.3달러(0.2%) 상승한 1324.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7월11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값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직후 4.7% 폭등하며 2013년 9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었다.

이날 금값은 유럽 증시에 이어 미국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상승 폭이 제한됐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5.3센트(0.3%) 하락한 17.786달러에 마감했다. 백금도 0.8% 떨어졌다.

반면 구리는 0.5% 올랐고 팔라듐은 2% 상승했다.

◇ 유럽 증시, 브렉시트 충격파 계속 4% 급락…英 2.6%↓ 獨 3%↓
유럽 증시는 브렉시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4% 넘게 급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 급락한 308.7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24일 7% 급락하며 2008년 10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대 낙폭을 보인 이후 이틀 연속 급락세가 이어졌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세계 증시를 급변하게 만들고 있다"며 "주요국 지수는 이번 주에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영국 FTSE지수는 2.6% 하락한 5982.20을, 독일 DAX지수는 3.02% 내린 9268.66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지수는 1.86% 떨어진 4030.28로 거래를 마쳤다.

브렉시트로 유럽연합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면서 증시도 급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덴마크나 스웨덴,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도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