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락]"브렉시트를 사라"(Buy Brexit)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6.06.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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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 기회' 외치는 애널리스트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가 예상되면서 선진국 증시가 급락했지만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방어력을 과시했다. 기관 매수에 지난 24일 급락을 딛고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371억원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기관이 4066억원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했다. 금융투자(2587억원)와 투신(1416억원)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내일의전락]"브렉시트를 사라"(Buy Brexit)


선물 고평가에 유입된 프로그램 순매수가 1780억원에 이르렀다. 엔화 강세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자동차 업종을 비롯해 낙폭과대주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가시화되며 추가적인 쇼크가 제한적인 가운데 브렉시트 여진이 이어졌다"며 "영국 및 유럽계 조세회피지역의 자금 이탈이 계속되겠지만 기관 매수가 지수 낙폭을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 'Buy Brexit'(브렉시트를 사라)=영국민의 표심이 브렉시트에 손을 들어주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 중에는 '매수 기회'를 확신하는 사람이 많았다. 역대 코스피가 한국경제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이벤트가 아닐 경우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였다는 학습효과 덕분이다.

브렉시트로 탈세계화 흐름이 가속화되며 기존 정치질서에 변화가 올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는 해석이다. 단기적으로는 각국 정부의 대응책이 강화되며 충격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은 "과도한 비관론에 동참하기보다는 현실을 냉철히 분석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단기 변동성이 높겠으나 중기적으로 시장이 충격에서 돌아올 것으로 보여 매수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했다.


지난 24일 급락으로 코스피의 청산가치(PBR)는 0.87배로 하락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때 저점(892.16) 기준 코스피의 PBR이 0.77배였고 그밖에 7차례 코스피 급락의 경우에도 최저점은 0.86배였다. 이미 코스피의 가치가 저점 수준까지 하락해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가 하락으로 높아진 배당수익률도 저가 매수 자금을 유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험자산인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1.82%로 국고채 3년물 금리(1.25%)를 웃돌고 있다.

◇글로벌 공조 체제 가동 중=글로벌 주요국의 브렉시트 대응 체계는 신속하게 구성되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2500억 파운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상회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BOE가 기준금리를 제로(현행 0.5%)로 인하하고 추가 양적완화에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유동성 공급 태세를 갖췄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 스왑 협정에 따라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하거나 심지어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하게 편성하는 한편 공매도 일시 제한을 비롯한 대책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일본 총리도 일본은행(BOJ)과 긴급회의를 개최한 뒤 자금 공급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충격에 증시가 추가 하락할 여지도 충분하나 충격이 크면 클수록 전세계적인 강력한 공조가 발휘돼 반등 속도도 빠를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브렉시트는 주식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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