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브리메인' 베팅 '참패'… 차분한 대응 필요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6.2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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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RB 기준금리 인상 장기간 어려울 것" 전망 확산

[월가시각]'브리메인' 베팅 '참패'… 차분한 대응 필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기에 더 충격이 컸다. 시장은 브리메인(영국의 유럽연합 잔류)에 일제히 베팅했고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76.02포인트(3.6%) 하락한 2037.3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11.21포인트(3.39%) 내린 1만7399.8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202.06포인트(4.12%) 급락한 4707.98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지난해 8월24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며 다우 지수 역시 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주간 기준으로는 S&P500 지수가 1.6% 하락했고 다우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6%와 1.9% 내렸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선임 전략분석가는 “많은 투자자와 시장 참가자들은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리트홀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벤 칼슨 매니저는 “시장이 투표 결과와는 반대로 가격을 반영했다”며 “예상치 못한 결과는 시장을 뒤흔들었다”고 설명했다.

에버뱅크 월드 마켓의 크리스 개프니 대표는 “시장을 지배한 요인은 유동성 문제가 아니었고 리먼 사태와 상황이 다르다”며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잘못 계산했고 이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증시 못지 않게 외환시장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영국 파운드화는 런던 시장에서 1.3230달러까지 떨어지며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날 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것과 180도 달라졌다. 이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7% 이상 급락한 1.37달러 선에 거래됐다.


월가의 분위기는 브렉시트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어링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리노 발렌시스 자산 그룹 부문 대표는 “여기서 반등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방향은 상당히 명확하다”며 장기간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 보스턴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브릭 수석 전략분석가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투자자들이 모두 빠져 나가려 했지만 충분히 빠른 속도로 탈출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패닉(공황상태)이 아니기 때문에 브렉시트는 몇 주 혹은 몇 달 만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2년에 걸쳐 진행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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