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조건 'BASIC',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정진우, 유엄식, 정혜윤 2016.06.20 03:20
글자크기

[OECD20년 대한민국, 선진국의 길]<2>-①'균형·성장·규범·혁신·수용' 등 갖춰야 진정한 선진국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다. 수출 세계 6위, GDP 규모 세계 11위 등 경제규모나 지표로 보면 그렇다. 이미 20년 전 선진국 클럽으로 분류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도 가입했다. 그러나 ‘헬조선’이라는 표현이 횡행하는 시대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영역에서 과연 선진국일까라는 물음에 우리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는 창간 15주년을 맞이해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색해 보기로 했다.

선진국의 조건 'BASIC',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


'균형 잡힌 성장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혁신적 사고가 넘치며 다양성을 수용하는 국가.’

전·현직 부총리와 기획재정부 등 각 부처 장관, 전 한국은행 총재, 연구원장, 대학 교수, 각 분야 전문 연구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 50명으로 이뤄진 ‘2016 머니투데이 창간기획- OECD20년 대한민국, 선진국의 길’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모은 선진국의 정의다.

이들은 선진국의 조건으로 ‘BASIC’ 즉 ‘Balance(균형), Advance(성장), Standard(규범), Innovation(혁신), Capacity(수용)’ 등 5가지를 내걸었다. 이게 선진국의 ‘기본’이란 얘기다.



선진국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나라보다 정치·경제·문화 따위의 발달이 앞선 나라’(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지만 그 ‘앞선’ 정도나 구체적 기준은 사실 불분명했다. 머니투데이가 선진국 정의에 대한 명확화를 시도한 결과 도출된 것이 ‘BASIC’이다.
선진국의 조건 'BASIC',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
전문가 자문그룹은 경제와 정치,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의 균형적 발전이 가장 중요하며, 높은 1인당 국민소득과 혁신을 통한 세계시장 선도 등 안정된 성장기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과 원칙을 중시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국민들이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 등도 선진국의 필수조건이라고 꼽았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과연 선진국에 속할까. 전세계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20년 전에 가입했지만, 50명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여기지 않았다. 34명이 경제지표만 보면 선진국에 가깝다고 했을 뿐이다. 이들은 정치가 후진적이고, 사회적으로도 개선해야할 게 많다고 했다. 소득 불평등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됐고, 사회 곳곳에서 대화와 타협 없이 대립과 반목이 많다는 것 역시 선진국이 아닌 이유로 거론됐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외형적인 측면에서 선진국들의 모임인 OECD에 몸 담고 있지만, 국민의식 등 질적인 측면에선 미흡한 게 많다”며 “소통을 통해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시민의식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선진국으로서 갖춰야 할 5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려면 국가 시스템 전반에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론 더이상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진정한 선진국이란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 수준이 높은 나라다"며 "우리나라가 그렇게 되려면 원칙과 기본이 지켜지는 성숙한 문화를 만들고, 타협과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을 키워야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