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병 롯데카드 대표
17일 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전날 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정책본부에서 근무하며 재무와 법무를 총괄하는 지원실을 담당했다. 입사 이후 재무 파트에서만 근무했던 채 대표는 당시 롯데그룹의 재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롯데그룹의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일도 맡아 그룹을 이끌었다고 한다.
검찰은 채 대표를 상대로 정책본부에서 근무하며 처리했던 일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신 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으로 추진됐던 M&A(인수합병)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2004년 이후부터 M&A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신 회장이 이때부터 최근까지 추진한 M&A만 30여건에 달한다. 두산주류BG(5030억원) 인수,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1조3000억원) 인수, 하이마트(1조2480억원) 인수 등이 주요 M&A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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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들의 인수 주체는 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이다. 검찰이 지난 10일과 14일 압수수색한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M&A를 주도한 정책본부는 가장 먼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호텔롯데가 롯데제주·부여리조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리조트 부지의 자산을 낮게 평가하고 수년간 실적을 낮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 외에도 추가 비리는 없는지 압수물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이봉철 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도 소환해 조사했다. 그는 채 대표 이후 정책본부 지원실을 담당하게 된 인사로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역임했다. 신동빈-신동주의 '형제의 난' 이후 신 회장 지시에 따라 꾸려진 그룹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도 담당했다.
한편 채 대표, 이 부사장에 대한 소환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그룹 내 금융계열사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의 금융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금융계열사의 경영진은 대부분 롯데정책본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