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 등 그룹 계열사 10여 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한 15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에서 압수품을 담은 상자를 옮기고 있다. 2016.6.1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롯데케미칼이 원료를 수입하면서 일본 계열사를 끼워넣어 '통행세'를 넘겨주는 방식으로 거액을 넘겨준 정황을 포착했다. 롯데케미칼 측이 통행세를 얹어준 일본 계열사는 일본 롯데물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끼워넣기'를 이용한 다른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여러 차례 받았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에서도 이같은 끼워넣기 수법을 이용한 부당지원을 포착해 지난 13일 롯데케미칼, 롯데상사 등을 포함한 10개 계열사를 압수수색했다. 또 부당지원 과정에 관여한 롯데케미칼 협력업체 A사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본 법인은 한국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상적인 거래 과정에서 통행세를 안겨줬다면 처벌이 안 되지만 일본 계열사로 비자금을 만들어주기 위한 거래였다면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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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결국 지난 10일 미국 화학업체 액시올(Axiall Corporation)사 인수를 포기했다. 하지만 액시올사와 합작해 에틸렌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계약은 유지해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기공식을 열었다.
검찰은 또 신격호 총괄회장(94)이 스위스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로베스트와 롯데그룹 간의수상한 거래 정황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로베스트는 신 총괄회장 소유의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받고 있는 회사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2010년 5월 로베스트가 보유한 롯데물산 주식 64만여주를 3만8982만원에 사들였다. 또 호텔롯데와 롯데미도파, 롯데역사도 같은달 로베스트가 보유한 롯데물산 주식 64만~152만주를 주당 3만8982만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당시 롯데물산 1주의 가격은 1만6443만원대로 형성돼 있어 역시 신 회장 소유 페이퍼컴퍼니에 부당한 '웃돈'을 얹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당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신 회장 소유 페이퍼컴퍼니에 자금을 몰아주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이 계열사를 통해 중국 홈쇼핑업체 등 해외 기업 10여 곳을 인수하면서 가격을 부풀려 부외자금을 조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롯데쇼핑이 지난 2010년 인수한 중국 홈쇼핑 업체 럭키파이는 지난해 409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또 롯데자산개발 역시 중국 사업과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중국 청두 쇼핑타운 등을 설립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롯데역사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동원돼 자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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