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가 100% 찼으면 '사기충전'은 그만, '충천'!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6.06.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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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안다리걸기] 41. 쿵! 부딪칠 때 쓰는 '충'

편집자주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사기가 100% 찼으면 '사기충전'은 그만, '충천'!


최근 10경기 9승 1패.

올해 프로야구 초반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 이글스가 확 달라졌습니다. 9승 중에는 뒤집은 경기가 7번이나 돼 '마리한화'다운 '중독성'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팀이 하나가 돼 간다"고 할 만큼 분위기도 좋은데요. 이렇게 팀이 '사기충□'한 모습에 팬들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사기가 치솟아 있는 모습을 가리킬 때 쓰는 네 글자… 사기충'전'? 사기충'천'?



매일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분들이 많을 테니 '충전'이란 말이 입에 더 잘 붙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위 상황에는 '사기가 하늘(天)을 찌른다'는 뜻의 사기충천이 어울립니다.

여기서 '충'은 부딪친다, 찌른다는 뜻인데요. 충돌, 충격, 상충 등 우리가 자주 쓰는 말에도 같은 의미의 '충'이 들어가 있습니다. 갑자기 어떤 욕구가 솟구치게끔 하는 자극은 '충동'이라고 하고요. 충격의 크기를 완화시키는 장치는 '완충기'라고 합니다.



사기가 100% 찼으면 '사기충전'은 그만, '충천'!
인터넷에는 사기충천이 옳은 표현이고 사기충전은 틀린 말이라는 글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저 틀렸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피곤해. 보양식 먹고 충전 좀 해야겠어." 우리는 이같은 표현을 종종 씁니다. 여기서 '충전'은 무언가를 보충한다는 걸 비유적으로 쓴 표현이겠죠.

사전에도 충전의 뜻 중에 '휴식을 하며 활력을 되찾는 것'이 있고, 또 다른 충전의 뜻에는 '메워서 채움'도 있습니다. 버스카드를 채우듯이 떨어진 사기도 충전할 수 있을 겁니다. 단 요즘의 한화 이글스처럼 기세가 날아오르는 상황을 표현한다면 '사기충천'이 맞는 표현입니다.


마무리 문제입니다. 다음 문장은 가상 야구 중계 내용인데요. 어색한 부분을 고쳐주세요.
"잘 맞은 타구~. 라인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

사기가 100% 찼으면 '사기충전'은 그만, '충천'!
☞ 라인(line)은 선이라는 뜻이죠. 선상은 선 위를 뜻합니다. 결국 '선'이 겹쳐 있습니다. 또 선 위와 선 안쪽이 나란히 나와 문장이 꼬이기도 했습니다. 타구가 떨어진 곳에 따라 '(파울)선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 또는 '선 위에 떨어지는 안타' 정도면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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