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시대 추정 청동정병 2점.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진행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三陟 興田里 寺址)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청동정병(靑銅淨甁, 높이 약 35㎝)이 출토됐다.
청동정병은 승려들이 사용하는 정수(淨水)를 담는 물병이다. 대승불교에서 비구가 반드시 몸에 지니는 십팔물(十八物) 중 하나이며, 부처‧보살 앞에 정수를 올리는 공양구이기도 하다.
군위 인각사 청동정병 등 기존에 확인된 통일신라 시대 유물들이 8세기 후반경의 작품이라면, 이번에 출토된 흥전리 사지 청동정병은 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시대 추정 청동정병 2점이 출토된 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 현장. /사진제공=문화재청
발굴된 청동정병 두 점의 보존처리와 정밀분석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보존과학센터)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미술사적 연구를 통해 유물의 가치를 규명하고 청동공예의 양식적 변천과정 등을 밝혀내는 연구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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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화재청은 불교문화의 발자취가 담긴 옛 절터의 실체와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고 체계적 보존‧관리‧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2010년부터 전국의 5400여 개 옛 절터에 대한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부터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는 그간 금당지, 탑지 등 주요 가람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신라 시대에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國統’(국통)이 새겨진 비편을 비롯해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 등 중요 유물이 출토돼 위세 높은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삼척 흥전리 사지를 포함하여 연차적으로 시행 중인 주요 사지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유적에 대해서는 국가지정문화재(사적) 또는 시도지정문화재(기념물)로 지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