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이나 됐는데…청동정병 2점 온전한 형태로 발굴되다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2016.06.0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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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불교문화재연구소, 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통일신라시대 추정 청동정병 2점 출토

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시대 추정 청동정병 2점. /사진제공=문화재청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시대 추정 청동정병 2점. /사진제공=문화재청


1000년 전 제작된 청동정병 2점이 온전한 형태로 출토됐다.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진행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三陟 興田里 寺址)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청동정병(靑銅淨甁, 높이 약 35㎝)이 출토됐다.

청동정병은 승려들이 사용하는 정수(淨水)를 담는 물병이다. 대승불교에서 비구가 반드시 몸에 지니는 십팔물(十八物) 중 하나이며, 부처‧보살 앞에 정수를 올리는 공양구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청동정병은 불교가 융성했던 통일신라부터 고려시대에 주로 제작됐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청동정병은 군위 인각사 발굴조사 시 일부 훼손된 상태로 출토된 2점과 부여 부소산에서 공사 중 수습된 1점 등 총 3점(비지정문화재)이 전부였다.

군위 인각사 청동정병 등 기존에 확인된 통일신라 시대 유물들이 8세기 후반경의 작품이라면, 이번에 출토된 흥전리 사지 청동정병은 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출토된 흥전리 사지 청동정병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된 고려 시대 청동정병인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국보 제92호)보다 제작 시기가 앞선다. 청자로 만들어진 국보 제66호 ‘청자 상감연지원앙문 정병’과 보물 제344호 ‘청자 양각갈대기러기문 정병’도 고려시대 것이다.

통일신라 시대 추정 청동정병 2점이 출토된 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 현장. /사진제공=문화재청통일신라 시대 추정 청동정병 2점이 출토된 강원 삼척 흥전리 사지 발굴조사 현장. /사진제공=문화재청
이와 같이 흥전리 사지에서 출토된 청동정병은 매우 희소한 통일신라 청동정병 가운데 가장 완전한 형태로 출토되었으며,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흥전리 사지)과 유물(청동정병)과의 관계를 명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발굴된 청동정병 두 점의 보존처리와 정밀분석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보존과학센터)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미술사적 연구를 통해 유물의 가치를 규명하고 청동공예의 양식적 변천과정 등을 밝혀내는 연구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불교문화의 발자취가 담긴 옛 절터의 실체와 역사적 가치를 규명하고 체계적 보존‧관리‧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2010년부터 전국의 5400여 개 옛 절터에 대한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부터 발굴조사 중인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는 그간 금당지, 탑지 등 주요 가람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신라 시대에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國統’(국통)이 새겨진 비편을 비롯해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깃발) 등 중요 유물이 출토돼 위세 높은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삼척 흥전리 사지를 포함하여 연차적으로 시행 중인 주요 사지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유적에 대해서는 국가지정문화재(사적) 또는 시도지정문화재(기념물)로 지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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