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시사' 반기문, JP 예방이어 TK 일정 돌입 '광폭행보'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박소연 기자 2016.05.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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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류성룡 선생 공직정신 기려야"…출마여부 질문엔 즉답 피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오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풍산류씨 등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오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풍산류씨 등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과 안동 하회마을, 경주로 이어지는 이틀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특히 ‘대권 도전’을 공식적으로 시사한 이후 처음으로 대구경북(TK)지역에 방문, 사실상 ‘대권 주자’로서의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전날은 ‘충청 맹주’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회동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기조연설을 마친 뒤 경북 안동으로 이동했다.



안동 하회마을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택인 충효당(보물 제414호)을 찾은 반 총장은 기자들에게 “류성룡 선생의 깊은 나라사랑 정신과 투철한 공직 정신을 새로 기리면서, 우리 모두 나라의 발전을 위해 함께 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답변에 ‘대권출마를 시사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이 이어지자 반 총장은 즉답을 피한 채 짧은 웃음으로 대신했다.

류성룡 선생은 임진왜란 6년7개월 중 5년간 전시 수상을 역임한 인물로 국난 극복의 정치적 리더십과 국민단합, 외교력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류성룡과 자신의 이미지를 오버랩시켜 대선 출마의 명분을 쌓으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은 이날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하회마을을 둘러본 뒤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경북 안동), 김관용 경북도지사, 류왕근 하회마을 보존회 이사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오찬을 가졌다. 오찬에서는 정치와 관련한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앞서 충효당을 둘러보고 한글과 영어로 각각 1장의 방명록을 작성했다. 반 총장은 현장 방명록에 “유서 깊은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우리 민족에 살신성인의 귀감이 되신 서애 류성룡 선생님의 조국에 대한 깊은 사랑과 투철한 사명감을 우리 모두 기려나가기를 빕니다”라고 적었다.

반 총장은 다음 일정으로 최근 개청한 경상북도 도청사를 방문했다. 반 총장은 신청사 앞 솟을대문 옆에 적송을 식수했다. 반 총장이 식수한 자리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해 식수한 주목에서 100m 정도 떨어져 있다. 도청 식수 행사는 김 경북지사의 권유로 식사자리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이날 저녁에는 경주로 이동해 ‘유엔 NGO 콘퍼런스’ 환영 만찬에 참석한다. 만찬에는 새누리당 김석기 당선인(경북 경주)를 비롯해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방한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유엔 NGO 콘퍼런스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을 한 뒤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뉴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반 총장은 전날 예고 없이 김종필 전 총리의 자택을 방문하기도 했다. 친박(친 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 일각에서는 반 총장을 범 충청권을 아우를 수 있는 유력한 여권의 대선후보로 보고 있어 이날 만남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었다.

반 총장은 김 전 총리와 환담을 마치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일전에 총재(김 전 총리)께서 저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고 저도 구순 생신 때 편지를 보내 만나뵙겠다고 했다”며 “마침 오전에 시간이 있으시다 해서 잠시 찾아뵀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리는 반 총장과의 만남 뒤 기자들과 만나 “비밀 얘기만 했다”며 “내가 얘기할 것은 그것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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